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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 고운 사람" (0409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04-08 (토) 10:41 조회 : 113

"결이 고운 사람"


 사람의 성품이나 됨됨이를 나타내는 말이 여럿 있습니다. '착하다, 곱다, 거만하다, 검소하다, 교만하다, 꼼꼼하다, 명랑하다, 무디다, 사납다, 소탈하다, 세련되다, 옹졸하다.' 처럼 단박에 그 뜻을 알아채는 말들도 있지만, ‘귀꿈맞다(전혀 어울리지 않고 촌스럽다), 오사바사하다(굳은 주견 없이 마음이 부드럽고 사근사근하다), 탑탑하다(성미가 까다롭지 않고 소탈하다), 푼더분하다(사람의 성품 따위가 옹졸하지 않고 활달하다).' 등과 같이 우리말인데도 생경한 말들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사람의 성품이나 됨됨이를 나타내는 말은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의 성격이나 됨됨이를 표현하는 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마다 성격이나 됨됨이가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예수님을 따른다는 말에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따르는 것도 포함되지만, 무엇보다 예수님의 성품을 닮고자 애쓰는 것을 포함합니다. 더구나 예수님의 성품을 닮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성품을 따라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으니. (베드로후서1:4) “신성한 성품, Divine nature”이라는 말을 다른 번역에서는 “신의 성품(개역 한글)” “하나님의 성품(새번역)”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짧은 생애였지만 인내와 희생의 본을 보이셨습니다. 때로는 눈물도 흘리셨고, 긍휼히 여기기도 하셨습니다. 때로는 화를 내시기도 하셨고, 감사의 찬송을 올리기도 하셨습니다. 세상을 보며 안타까워하기도 하셨고, 자신 앞에 놓인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순종하며 걸으시기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성품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사랑이신 하나님을 이 땅에 나타내 보이신 분입니다

 

예수님의 일생은 거칠었습니다. 사람들 틈에 둘러싸여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습니다. 고쳐달라, 먹여달라, 살려달라 외치는 이들의 호소에 귀가 따가웠을 것입니다. 그토록 공을 들이며 함께 했던 제자들조차 때로는 딴 짓거리로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의 유익만 챙기고 사라지는 군중들에게 한없는 실망감도 가지셨을 것입니다. 삶은 거친 길을 달렸지만, 마음은 거칠어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성품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결이 고운 사람”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요? “결”은 사전적으로는 나무, , 살갗, 비단 따위의 조직이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를 말합니다. 그래서 “나뭇결이 좋다. 피부 결이 좋다”와 같은 말을 사용합니다. 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월이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바람을 견디며 여름과 겨울을 난 나이테가 나무의 결이 됩니다. 거친 햇빛과 싸우며 들판에서 견뎌온 세월이 농부의 구릿빛 피부 결을 만듭니다.  

 

세월이 만드는 “결"은 바깥에 난 무늬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도 세월에 다듬어져서 “마음결"이 됩니다. “마음결이 비단처럼 곱다”는 말은 천성이 곱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세상의 단맛 쓴맛을 다 본 인생이 어떤 삶의 형편에 처하더라도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경지를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참 “결이 고운 사람"이셨을 것입니다. 믿었던 제자가 배반할 때도, 억울한 죄명으로 십자가를 지셨을 때도, 채찍질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될 때도, 침을 뱉고 조롱하는 로마 군인들을 바라볼 때도 주님의 “마음결"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제 사순절도 마지막 한 주간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이번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한 주간을 고난주간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부활하시기 전까지로 예수님 생애의 마지막 한 주간일 뿐 아니라 십자가 위에서의 구원사역이 완성되는 시간입니다이 기간에 기독교인들은 전통적으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당하신 고난을 묵상하며 경건하게 지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고난주간 새벽기도회로 모입니다. “십자가로 살다”라는 주제로 십자가를 묵상하며 예수님의 “마음결”까지 닮아가는 한 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