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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주님 앞에"(0430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04-29 (토) 15:11 조회 : 110

"사랑하는 주님 앞에"

 

"LA 교인들 불쌍해서 어떡해요!" 한인총회가 시작된 지난 월요일 저녁, 식사를 마치신 한 분의 말입니다. 그분의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아니 때마다 이렇게 손님 치르느라 교인들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LA연합감리교회 교인들 정말 대단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교인들 정말 불쌍합니다. LA에서 열리는 모임이 있으면 공항에 가깝다는 이유로 영락없이 우리 교회가 호스트를 해야 합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열린 "연합감리교회 한인 총회"를 위해 이번에도 우리 교회가 발 벗고 나섰습니다. 미 전역에서 200여 명의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함께 연대하여 약속의 땅을 걷는 교회"라는 주제로 모였습니다. 총회이다 보니 보고하고, 논의하고 결정해야 하는 사항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합감리교회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이들이 모여 교제하는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각자가 처한 목회와 삶의 현장은 다르지만, 모국어로 하나이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기쁨은 모인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월요일 새벽기도회를 마치자마자 교회 부엌이 바빠졌습니다. 손님 대접을 위해 여선교회 회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빨간색 앞치마에 깔끔한 모자를 쓴 여선교회 회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음식 솜씨를 뽐내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을 조리하고, 과일을 썰고, 또 테이블을 셋업하는 사이 음식을 준비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남선교회 회원들은 교회 밴을 운전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손님맞이에 들어갔습니다. 교통체증을 뚫고, 하루 휴가를 내고 헌신의 자리에 오신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교회를 가득 채울 때쯤 한쪽에서는 성가대의 연습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온종일 여행으로 지친 참가자들은 우리 교회 여선교회가 손수 차린 음식을 맛보며 피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찬양팀의 은혜로운 찬양으로 시작된 예배는 우리 교회 성가대의 찬양으로 무르익어 갔습니다. "살아계신 주"를 힘차게 부를 때 예배에 나온 이들의 마음은 부활하신 주님을 찬양하는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말씀과 성만찬으로 첫날 순서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이들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둘째 날인 화요일에는 새벽기도회로 시작하여 성경공부, 주제 토론으로 오전 시간이 이어졌고, 오후에는 소그룹 웍샵으로 모였습니다. 저녁에는 호텔에서 예배를 드리고 하루의 일과를 마쳤습니다. 수요일도 같은 일정으로 오전 일과를 마쳤고, 오후에는 삼삼오오 나뉘어서 한인타운에서 점심을 먹고 교회에 모여 오후 회의를 했습니다. 저녁은 남가주 여선교회 연합회 임원들이 준비한 식사가 차려졌습니다.

 

저녁 예배에 들어가기에 앞서 여러 사람이 저에게 와서 수요일 새벽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고 김동호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미 총회 임원들에게 말해 놓은 터였지만 여성 목회자들은 여성 목회자들대로, 우리 교회 교우들은 교우들대로, 남가주 목회자들은 목회자들대로 고 김동호 목사님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고 김동호 목사님을 소개하고 기도회를 인도하기 위해 단상에 섰습니다. 피아노 반주자에게 함께 기도할 때 반주를 부탁하고 올라갔습니다. 고 김동호 목사님을 추모하는 기도를 시작하자 반주가 흘러나왔습니다. 제가 곡명을 따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이라는 찬송가가 연주되고 있었습니다. 고 김동호 목사님께서 평소에 좋아하시던 찬송이라고 적어 놓은 찬송이었습니다. 기도회를 마치고 마지막 찬송을 부르기 위해 자리에서 모두 일어났습니다. 예배 순서지에 나온 곡이 "사랑하는 주님 앞에"라는 찬송이었습니다. 이 찬송은 김동호 목사님께서 호스피스에 들어가시기 바로 전날, "목사님 좋아하시는 찬송 있으세요?"라고 제가 물었을 때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함께 부르기 원하셨던 바로 그 찬송이었습니다. 총회에서 이 찬송을 고른 것이 몇 달 전일 텐데 미리 계획이라도 했던 것처럼 그 찬송이 폐회 찬송으로 준비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예비 하심 속에 거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제 이번 토요일(5 6) 오전 11시에 고 김동호 목사님 장례예배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는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사랑하는 주님 앞에" 나아가시는 고 김동호 목사님을 기억하며 천국을 소망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