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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 갈비 굽는 교회(0521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05-20 (토) 12:35 조회 : 86

어머니날 갈비 굽는 교회

 

지난 월요일 아침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나오는데 교회 부엌문이 열려 있길래 슬쩍 들여다보니 권사님들 몇 분이 김치를 담그고 계셨습니다. "아니 전국 총회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부엌 일 하세요? 그저께는 김동호 목사님 장례식 때문에 애쓰셨는데 조금 쉬셔야지요.” 제 말에 권사님 한 분이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이번 주일은 어머니 날이라고 교회에서 남자들이 갈비 구워 준다는데 우리가 김치라도 담가 줘야지요. "어머니 날이면 남자들이 다 해야지 권사님들도 어머니인데 편하게 대접받으셔야지 이렇게 일하시면 안 돼요.” 제 말은 들은 척도 안 하시는 권사님들은 “우린 어머니가 아니에요. 우린 할머니예요, 할머니!” 하시면서 김치를 담그셨습니다. 물론, 주일에 갈비를 굽는다고 해도 여선교회 회원들의 손이 안 갈 수가 없습니다. 갈비 주문하는 것에서부터, 갈비 재고, 김치 담그고 등등 여전히 성가신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겉으로는 '왜 갈비는 굽는다고 해서 우리를 성가시게 해' 하시지만, 속에 있는 좋아하는 마음마저 감출 수는 없었나 봅니다. 입에서는 흐뭇한 미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토요일 새벽예배를 마치자 부엌이 더욱 분주해졌습니다. 도매상에서 떼 온 갈비를 자르고, 씻고, 양념하면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는 어머니날의 전주곡 같았습니다. 교육관에서는 중고등부 학생들이 전도사님과 함께 어머니날에 쓸 카네이션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예꿈한국학교에서는 어머니날 맞이 수업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아빠들보다 엄마들이 많이 보이더니 그날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수업에 참여하는 아빠들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엄마들은 어머니날을 맞아 자유롭게 시간을 즐기는 대신 아빠들이 아이들 데리고 한국학교에 온 모양입니다

 

드디어 어머니 주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야외에 바비큐 그릴이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챠콜 그릴 몇 개, 숯 그릴 1, 대형 가스 그릴 2개가 주차장 한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1부 예배 후에 나누는 아침 식사부터 갈비 정식이 나왔습니다. 1부 예배를 마치고는 본격적으로 갈비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남선교회원들은 조별로 시간표를 짜서 돌아가면서 갈비를 구웠습니다. 구운 갈비는 친교실에 있는 대형 보온기에 보관해 두었기에 2부 예배 후에 한꺼번에 몰리는 교우들에게도 따뜻한 갈비를 대접할 수 있었습니다

 

갈비를 굽는 남선교회원들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습니다. '남자들이 마음먹으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하면서 큰일을 해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씩 달고 나오는 여자 성도님들도 오랜만에 교회에서 만나는 초호화 메뉴에 감동한 눈치였습니다. 교회에서, 그것도 남자들이 대접해주는 갈비이기에 더욱 기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날 점심은 그 어느 때보다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상추에 갓 구운 갈비 한 점은 얹어 쌈장을 듬뿍 담아 한 입 꿀꺽 삼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준비한 남자들은 남자들대로, 대접받는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행복한 점심시간을 보냈습니다예배 후 삼삼오오 모인 교우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자분들은 흔치 않은 대접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었기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굵은 땀을 흘리며 뒷정리하는 남선교회 회원들은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마냥 의기양양하게 부엌일을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릴을 정리하던 남선교회들은 오늘 먹은 고기가 소 한 마리는 족히 되었을 것이라고 하면서 군대 이야기할 때보다 더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점심에 나온 갈비로 모두가 행복한 어머니 주일을 보내고 있는데 누군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교회 남선교회가 보통 남선교회인 줄 아세요. 명품 남선교회에요, 명품 남선교회!” 그러고 보니 정말 명품 남선교회 맞습니다. 일 년 내내 부엌에서 봉사하시는 여자 성도님들의 노고를 알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기에 명품 남선교회입니다. 이왕 봉사하는 것 고기로, 그것도 최상급 갈비로 대접하는 통 큰 남선교회이기에 명품 남선교회입니다. 누구 하나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섬김의 자리에 나와 물질로, 시간으로, 노력으로 그것도 기쁨으로 봉사를 감당하기에 명품 남선교회입니다. 행복한 자리 마련해 주신 남선교회 회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들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