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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여사 (Mrs. Onion)" (0611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06-10 (토) 10:18 조회 : 70

"양파 여사(Mrs. Onion)"

 

까면 깔수록 새로운 것이 드러날 때 "양파 같다"는 말을 씁니다숨겨진 비리가 자꾸 드러날 때도감추려고 했던 미담이 알려질 때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매력이 발산될 때도 "양파 같다"는 말을 씁니다몇 주 전부터 교회가 온통 양파(Onion)로 덮이기 시작했습니다본당 입구에도 양파가 붙어 있고친교실 게시판이며 유리창, 2층 복도에도 양파가 붙기 시작했습니다물론진짜 양파는 아닙니다총여선교회에서 연례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그 주제를 "숨겨진 나의 정체성 찾기"라고 정하고홍보용 포스터에 "양파 여사(Mrs. Onion)"를 표지모델로 등장시켰습니다한겹 한겹 껍질을 벗길수록 그 안에 또 다른 모습이 숨어 있는 양파처럼 겉모습 속에 감춰진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양파에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절반이 싹둑 잘린 양파에 사람처럼 눈과 눈썹을 그려 넣고 코는 오뚝하게 세우고는 입 대신에 물음표를 달았습니다벗겨진 짙은 갈색의 양파 껍질을 모자처럼 얹은 양파 여사의 하얀 얼굴에는 "게으름무관심무시비판희생진실봉사겸손,인내헌신사랑순종탐욕절제미움질투시기욕심고집돌봄, Low Esteem, Care, Gossip, Depression, Greedy" 등과 같은 단어가 화살표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양파 여사'의 효과가 컸기 때문인지 여선교회 수련회가 열렸던 지난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교회가 북적대기 시작했습니다준비한 이름표가 없어서 손글씨로 쓴 이름표를 달고 다니는 분들이 여럿 눈에 띄는 것을 보면서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몇 주 전부터 준비한 여성 찬양단이 찬양을 인도하고 총여선교회 회장인 김린다 권사님의 사회로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정정옥 장로님의 기도송순애 집사님의 플루트 특별 연주국경진 집사님의 성경 봉독에 이어 연합감리교회에서 안수받은 여성 목사로 사역하시고 은퇴하신 박미수 목사님께서 "선하고 아름다운 동역의 기쁨"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총여선교회 수련회에서 모든 순서를 여성들이 능동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귀한 여성리더십이 일찍이 준비된 우리 교회가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드디어주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여성 상담 사역 전문가인 초청 강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공감하며 교회와 세상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이 오전 시간이 끝났습니다루디아 선교회와 한나 선교회그리고 몇 분의 후원으로 점심 식사가 제공되었고정성을 다한 다과가 참석한 이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습니다점심 후 게임과 소그룹 활동을 통해 즐거운 수련회가 이어졌습니다오후 세미나를 마치고 약속한 시각인 오후 3시가 되어 여선교회 수련회는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양파 속 같은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보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선교회 회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 하는 고민도 살짝 해보았습니다목사로 살면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있고또 가정이나 세상에서 보이는 모습도 있고혹은 저만 알고 있는 숨겨진 모습도 있을 것입니다제 속에 있는 모습을 찾기 위해 속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진짜 나의 모습을 마주하기가 어려운 것은 그만큼 부끄러운 모습이 많기 때문입니다성경은 '사람들은 겉모습만 볼지 모르지만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않다'고 하면서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라고 했습니다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선다는 것은 부끄럽고 두려운 일이지만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그리스도인들만의 특권입니다하나님 앞에 서는 부담감이 우리를 온전한 길로 인도할 것이고하나님 앞에 서는 은혜가 우리를 진리와 구원의 길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내내 교회사무실에 앉아 '양파 여사'를 떠올리며 '설교의 자리에서의 제 모습과 삶의 자리에서의 제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말씀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멀리서 들려오는 수련회에 모인 이들의 찬양과 웃음소리만으로도 얼마나 즐겁고 귀한 시간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교회의 여러 궂은일을 기쁨으로 감당하시면서 또 이렇게 귀한 행사까지 잘 준비해서 치른 여선교회가 자랑스럽습니다수련회를 위해 수고한 총여선교회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또 참석하신 모든 여선교회 회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귀한 깨우침을 주신 "양파 여사(Mrs. Onion)"에게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