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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눈뜨고, 축도는 뒤통수 보고 하세요 (0618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06-17 (토) 09:11 조회 : 30

기도는 눈뜨고, 축도는 뒤통수 보고 하세요                                      

2004년 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우리 교회는 음악회, 기념 예배 및 부흥회, 100주년 역사책"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하여" 출간, 기념탑 봉헌, 한국 실로암 병원을 통한 시각장애인의 눈 수술 지원, 장학회 설립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했습니다. 그중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사업으로"샬롬 장애인 선교회후원을 결정한 후 올해까지 14년째 샬롬 장애인 선교회를 돕고 있습니다. , 가을로1년에 두 번은 샬롬 장애인 선교회를 방문해서 함께 예배드리고,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1년에 한 번은 "야유회"를 섬깁니다. 지난 6 10(), “샬롬 장애인 가족 초청 야유회가 열렸습니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이하는 행사이고 우리 교회가 14번째 섬기는 행사였습니다. 이날 야유회에는 샬롬 장애인 선교회에 속한 회원들뿐 아니라 청각 장애인들이 모이는 남가주 농아교회 교우들도 참석했습니다. 우리 교회는메인 스폰서(Main Sponsor)”가 되어 섬겼습니다.

샬롬 장애인 가족 초청 야유회의메인 스폰서가 된다는 말은 그날 먹을 갈비와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170파운드나 되는 갈비를 사다가 깨끗이 씻어서 양념까지 교회에서 했습니다. 야유회가 열리는 날에는 교회에서 준비해간 대형 그릴까지 설치해서 네 군데에서 갈비를 구워냈습니다. 그릴마다 남자 성도님들2-3명이 달라붙어서 뜨거운 불과 연기와 싸우며 갈비를 굽는 사이 여자 성도님들은 이른 아침부터 준비한 밥과 반찬을 차려놓았습니다. 한쪽에서는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는 사이에 다른 쪽에서는 찬양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설교와 축도 순서를 맡아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이지만 평소보다 낮은 기온에 그날은 구름마저 살짝 드리워져 야유회 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였습니다. 야유회로 모이는 장소는 여러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고 주위를 두른 야트막한 울타리에 매달린 풍선의 살랑거림이 야유회의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습니다. 은헤로운 찬양으로 시작된 예배는 기도로 이어졌습니다. 사회자가 기도자를 소개하면서“000 목사님 나오셔서 기도해 주시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기도자가 마이크 앞에 서자 모두 기도하려고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순간 사회자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여러분 오늘 기도하실 목사님은 청각 장애인이십니다. 수화로 기도하실 것이니 기도하실 때 모두 눈을 뜨셔도 됩니다.” 물론, 사모님께서 수화를 통역해서 기도하셨기에 눈을 감고도 기도할 수 있었지만, 그 목사님이 수화로 진지하게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근육이 마비되는 희귀한 병을 앓고 있는12살 소녀가 고운 목소리로 찬양을 드렸습니다. 남가주 농아 교회 수화 찬양팀이 수화로 찬양을 드렸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주 예수와 함께, 날마다 날마다 우리 걸어가리지휘자의 인도에 맞추어 신실하게 드리는 수화 찬양은 듣는 이가 아니라 보는 이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드디어 제가 설교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가까웠습니다.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갈비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영의 양식도 중요하지만, 그날만큼은 육의 양식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준비해간 말씀을 요약해서 짧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찬양을 부르고 축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회자가 축도 후에 단체 사진을 찍겠다고 하면서 축도를 마치고 사진을 찍으러 나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마지막 찬양할 때 휠체어 타신 분들은 미리 나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휠체어 타신 분들만 미리 나오시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 찬양이 끝날 때쯤에는 모두가 나와서 사진 찍을 준비를 마쳐버렸습니다. 축도는 해야겠는데 마이크가 있는 곳에서는 회중의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 내가 회중의 앞으로 가서 마이크 없이 큰 소리로 축도해야 하나하는 갈등에 주춤하는데, ‘회중의 뒤통수를 보며 축도하는 것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축도는 예배를 마친 회중을 향해 집례자나 설교자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선포하며 세상에 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예배는 저에게눈뜨고 기도하기뒤통수 보며 축도하기라는 두 가지 낯선 경험을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두가 또 다른 은혜를 누리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준비하는 데 힘은 들었지만 참석하신 분들이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온 힘을 다해 섬겨주신 사회봉사부(부장 이석재 집사)와 에스더 여선교회(회장 홍주현 집사)를 비롯한 모든 봉사자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