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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가는 날" (0806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08-09 (수) 15:57 조회 : 65


"야구장 가는 날"

 

미국은 스포츠의 나라입니다. 동네마다 공원에는 스포츠를 배우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입니다. 그 아이들은 자라면서 스포츠 팬이 되고, 그렇게 키운 시장을 바탕으로 프로 스포츠 문화가 형성됩니다. 야구-풋볼-아이스하키-농구로 이어지는 각 경기를 쫓다 보면 한 해가 훌쩍 지나갑니다이렇게 형성된 스포츠 시장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주는 스타 플레이어를 만들어내고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별로 팬을 만들어내며 문화적 콘텐츠로 연결되어 일상의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사회적 기능을 감당합니다우리가 사는 로스앤젤레스에는 그 어느 지역보다 많은 프로 스포츠팀이 있습니다다저스와 앤젤스라는 두 개의 야구팀레이커스(Lakers)와 클리퍼스(Clippers)라는 두 개의 농구팀을 비롯해서 램스(Rams)라는 미식축구팀이 2016년에 돌아왔고킹스(LA Kings)와 덕스(Anaheim Ducks)라는 두 개의 아이스하키팀이 있습니다.

 

스포츠는 정치적 선전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고인간의 경쟁과 승리에 대한 욕구를 대리만족시키는 문화적 장치라고 이해되기도 합니다미국과 같이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사는 나라에서 동질감을 심어주어 사회적으로 결속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도 스포츠입니다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나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TV 앞에 앉아 좋아하는 팀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이 미국 사회의 일상이 되었습니다주말이면 수만 명이 들어가는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가족들의 나들이가 이어집니다그래도 미국 살면서 이런 경기장에 한 번 가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입니다이민 생활의 분주함 속에 경기장을 찾을 여유를 부리기 어려운 이민자들에게 이런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우리 총남선교회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속한 연합감리교단에서는 해마다 "연합감리교회 다저 나잇(UMC Dodger Night)"행사를 합니다수만 명이 들어가는 야구장에 2,000명 내외의 연합감리교인들이 표를 사서 들어간다고 큰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그래도 이런 행사를 통해 교단의 관계자들이 나와 시구를 하면서 연합감리교회를 홍보하고또 일정 금액을 모아 선교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일들을 30여 년째 하고 있습니다올해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가 열리는 8 12(저녁을 "야구장 가는 날"로 잡았습니다이날 총남선교회 주관으로 60여 명의 교우와 가족이 야구장에 갑니다.

 

더구나 다저스는 연합감리교회와 연관이 있는 유명한 선수가 뛰던 팀입니다그 선수는 최초의 흑인 미 프로 야구 선수였던 재키 로빈슨(Jackie Robinson)입니다파사데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경찰서를 들락거리던 재키를 신앙의 길로 인도한 사람은 파사데나에 있는 스콧연합감리교회(Scott UMC)의 칼 다운스(Karl Downs)라는 25살의 젊은 흑인 목사였습니다나중에 샘휴스톤 대학의 총장을 지낸 다운스 목사는 길거리에서 배회하던 재키를 교회로 인도했습니다다양한 운동에 소질을 보였던 재키는 UCLA를 졸업하고 야구선수로서의 길을 걷기로 했지만 미 프로 야구에는 유색인종 선수가 없었습니다할 수 없이 캔자스시티의 흑인 리그(Monarch Negro League)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재키를 눈여겨 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LA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의 단장이었던 브랜치 리키(Branch Rickey)였습니다.

 

독실한 감리교인이었던 리키 단장은 재키 로빈슨과의 계약을 앞둔 자리에서 물었습니다. "당신이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될 때 눈앞에서 당하게 될 신체적언어적심리적 차별과 학대를 견뎌낼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리키 단장은 한 사람의 탁월한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를 찾았던 것이 아니라 미 프로 야구의 역사를 바꿀 배짱(Guts)을 가진 선수를 찾았던 것입니다. 1947년 다저스에 입단한 재키 로빈슨은 그해 올해의 신인상을 시작으로 1949년부터 1954년까지 6년 연속 올스타를 뽑히는 영예를 얻었습니다미 프로야구 사무국은 재키 로빈슨이 입었던 유니폼의 등 번호 42번을 영구결번시키므로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습니다재키 로빈슨은 야구 선수로도 성공했지만야구장에서 인종의 장벽을 없앤 선구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올해는 재키 로빈슨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기 시작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이제 미 프로 야구 경기장은 흑인 선수뿐만 아니라 백인 선수남미계한국계일본계 선수 등 여러 인종이 어우러지는 자리가 되었습니다그 시작을 알렸던 재키 로빈슨을 기억하며 신실한 감리교인들이 바꾼 세상을 경험하는 "야구장 가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