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132건, 최근 0 건
   

"저도요, me too!" (1203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12-02 (토) 14:25 조회 : 17


"저도요, me too!"

 

 11월은 무척이나 분주했습니다. 11 1일부터 21일까지 매일 저녁 "다니엘기도회"가 있었습니다. 11월에 있는 4번의 토요일 중 4일과 18일에는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11 11()에는 남가주 여선교회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걷기대회 행사에 참여했습니다추수감사절까지 있어 더 어수선했던 11월의 마지막 토요일에는 교회에서 출판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이 행사는 오래전에 계획되었지만이런저런 일에 시간을 내주고 11월 마지막 토요일까지 밀려난 행사였습니다. LA연합감리교회에서 11년간 목회 후 2007년 은퇴하신 김광진 목사님께서 쓰신 "이민 공동체의 갈등과 화해"라는 제목의 박사 학위 논문이 책으로 나온 것을 감사해서 드리는 예배였습니다.

 

김 목사님께서 40여 년 전 박사과정을 휴학한 것을 직무유기로 삼고 은퇴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 박사과정을 마치며 낸 책이라 그 안에 담겨 있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았습니다미주 한인 이민 사회와 교회 공동체에서 시작된 갈등과 분열을 수많은 자료를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한 것은 학문적인 성과입니다많은 역사 기록물이 문제 제기에서 그치는 데 반해 김 목사님의 책은 그런 역사 속에서 면면히 흐르는 연합과 일치의 정신을 숨어 있던 역사적 사실을 통해 찾아내 오늘의 교훈으로 삼았습니다더구나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대고오 리를 가자고 하면 십 리를 동행하고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 주라고 하신 예수님의 역설적 복음이야말로 갈등을 끝내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이런 귀한 예배의 사회를 맡아 예배를 인도하는 내내 마음이 뭉클했습니다이 예배는 새로 나온 책 한 권을 환영하는 행사가 아니라이민 교회와 이민 사회의 상처가 치유되고 화해와 화목상생과 협력의 기념비가 세워지는 것을 꿈꾸는 한 은퇴목회자의 피맺힌 절규가 담겨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그날 예배의 자리에 나온 모든 분도순서를 맡은 분들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평소에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유머로 분위기를 띄우시던 김 목사님도 이날 만큼은 감회에 젖은 채 앞자리를 점잖게 지키고 계셨습니다서평과 축사가 끝나고 저자이신 김 목사님의 답사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제 저자를 소개하는 임무가 사회자인 저에게 주어졌습니다가벼운 유머로 김 목사님을 소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상투적인 미사여구로 뜻깊은 자리를 깎아내릴 수도 없었습니다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김 목사님이 미국에 있는 한인연합감리교회를 대표하는 전국연합회 회장으로 섬기실 때 일이었습니다저는 김 목사님을 도와 연합회 서기로 섬기고 있었습니다하루는 김 목사님을 모시고 임원 몇 분이 다른 주에 있는 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그 교회 담임목사님의 영접을 받고 회의를 시작하려는 찰나였습니다김 목사님께서 그 교회 담임목사님을 위해 기도하자고 하시면서 손을 내미셨습니다당시 그 교회 담임 목사님은 전국에 있는 교회가 다 알 정도로 큰 어려움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 날 모인 목회자들 예닐곱이 손을 잡자 김광진 목사님이 기도를 시작하셨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도 한참이나 말이 없으셨습니다다시 "하나님"하고 부르셨습니다그런데 이번에는 통곡이 새어 나왔습니다김광진 목사님께서 "하나님하고 부르시더니 소리 내 울고 계셨습니다그 울음에 그 교회 담임 목사님도 설움의 눈물이 터졌습니다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던 목회자들도 울고 있었습니다어리둥절했습니다평소에 그렇게 농담 잘하시고유쾌하신 김 목사님의 눈물을 그때 처음 봤습니다. '그렇구나 이 분은 그 눈물과 아픔을 웃음으로 가리고 살아오셨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소개하며 김 목사님을 강단에 초대했습니다역시나 고수는 고수였습니다. "그러니까 사회자를 아무나 세우면 안 되는데......" 하는 유머와 함께 김 목사님께서 답사를 시작하셨습니다행사를 마치고도 마음이 참 푸근했습니다. 11월 한 달이 이렇게 분주하게 지나갔지만한 사람의 인생을 돌아보고또 그 인생의 고백이 담긴 귀한 출판 감사예배의 자리에 서는 영광을 누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남은 생애 주님의 뜻을 다시 헤아려 보겠습니다." 출판 감사예배에 초대하며 쓰신 초대의 글에 나오는 마지막 문장은 김 목사님의 다짐이기도 했지만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주는 강력한 권고였습니다이 말 위에 제 마음도 살짝 얹으려고 합니다. "저도요, me t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