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132건, 최근 0 건
   

"아니야, 아니야!"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12-06 (수) 17:50 조회 : 14

학창 시절 교장 선생님 훈화에 늘 등장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고 운을 떼신 교장 선생님은"세상에는 세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첫째는 있어서는 안 될 사람, 둘째는 있으나 마나 한 사람, 셋째는 꼭 있어야 할 사람"이라고 하시면서"너희들은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로 마무리를 하시곤 했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는 말씀은 학교 선생님의 훈화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다 공감하는 말입니다. "꼭 필요한 사람"은 세상에서의 "성공"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또 경제적인 위기를 겪으면서 대량 감원과 명예퇴직의 위기가 닥칠 때 "꼭 필요한 사람"은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을 보장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성공과 생존을 말하기 전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꼭 필요한 사람으로 여겨질 것 같아 최선을 다해 맡은 일을 감당합니다. 자신만의 기술이 있다면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것 같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한 기술을 개발하고 혼자만 간직하기도 합니다. 노력도 없고 기술도 없다면 관계성이라도 좋아야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것 같아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의 역할을 찾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부정적인 힘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고, 약점을 들춰내고, 꼬투리를 잡아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부족한 것을 들춰내는 것이 논리적이고, 사리 분별이 확실하고 조직과 사람을 사랑하는 증거인 양 착각하며 행동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자 어떤 방법으로든지 일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어떤 사역을 하셨을까요? 예수님은 한 번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자 일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사역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일하셨다면 성경은 다르게 쓰였을 것입니다. 정권을 흔들 수 있는 기적은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르침을 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역은 철저하게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사역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십자가의 돌아가심같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자신의 존재가치가 드러났습니다. 좁은 길, 십자가의 길, 희생의 길을 걸으셨지만, 그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 됨을 증명하셨습니다.

사람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이 없다면?"하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세상에 우리 학교가 없어진다면?" "이 세상에 우리 교회가 문을 닫고 사라진다면?" 어떤 부재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클 수도 있지만, 어떤 부재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입니다. 어린 시절 운동회가 열리면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열띤 응원전을 펼칩니다. 삼삼칠 박수부터 기차 박수까지 응원전은 갈수록 치열해집니다. 한쪽에서 목청을 돋우어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 세상에 청군 없으면 무슨 재미로 해가 떠도 청군, 달이 떠도 청군, 청군이 최고야." 그러면 백군에서는 그 노래를 받아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백군이 최고야!" 그러면 청군에서는 다시 그 노래를 받아서 소리칩니다. "아니야, 아니야 청군이 최고야!" 그렇게 몇 번 목청을 주고받고 나서야 세상은 목청을 높입니다. "이 세상에 돈 없으면 무슨 재미로 해가 떠도 돈, 달이 떠도, 돈이 최고야" 물론, 돈이라는 말 대신에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 권력이 들어가기도 하고, 외모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세상에서는 "돈이 최고야, 힘이 최고야, 명예가 최고야!"라고 외칠 때, 보란 듯이 "아니야, 아니야!"를 외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독교의 힘입니다. 물론, 예수님을 최고로 모시고 사는 삶이 쉽지는 않겠지요. 편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 길이 최고의 길인 까닭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이 계절에 세상을 향해 통쾌하게 외쳐봅시다. "아니야, 아니야! 예수가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