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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예배는 중단되었지만(1224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12-23 (토) 15:05 조회 : 178

"으아-" 지난 주일 예배 중에 들려온 낯선 소리에 고개를 돌렸습니다. 마침 그날 예배는 러시아에서 선교사로 사역하시는 조영철 선교사님이 말씀을 전하고 계셨고, 저는 회중석에 앉아 성도님들과 함께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회중석 한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우리 교회 2부 찬양대 지휘자이신 진정우 권사님께서"으악-"하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은 채 고개를 젖히고 계셨습니다. 예배 중에 그것도 설교 중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모두 당황했습니다. 교인 중에 의사와 간호사 몇 분이 진 권사님 주위에 모였습니다. 몇 분의 손에 전화기가 쥐어져 있는 것을 보니 911에 신고하고 계신 것이 분명했습니다.

우선, 저도 진정우 권사님 옆으로 가서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의식을 잃은 모습이 심장마비처럼 보였습니다. 더구나 진 권사님은 지난1월에 큰 심장 수술을 받은 터라 영락없이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였습니다. 우선 옆으로 눕게 하고 기도를 확보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숨을 쉬고 계시는지 확인을 해보니 호흡은 하고 계셨습니다. 허리띠를 풀고 인공호흡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럴 때 심장에 전기 충격을 주어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제세동기(AED, 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라도 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참이 지난 것 같았습니다. 응급조치는 의사와 간호사분들께 맡기고 저는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강대상을 바라보니 말씀을 전하시던 조영철 선교사님도 어찌할 줄 몰라 하며 강대상에 서 계셨습니다. 초대받은 교회에서 설교 중에 이런 위급 상황이 발생했으니 얼마나 당황하셨겠습니까? 제가 강대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지휘자이신 진정우 권사님께서 쓰러지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움의 손길을 펼치사 진 권사님의 생명을 보호해 달라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도 제목을 급히 나누고 통성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지금 이 순간 역사해 달라고 간절히 부르짖었습니다. 온 교우가 한목소리로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곧이어 응급구조대가 도착했습니다. 잠시 의식을 잃고 계셨던 진정우 권사님도 그사이 의식을 회복하시고 친교실로 자리를 옮겨 응급구조대의 검사를 받으셨습니다. 다행히 심장이나 뇌혈관의 문제는 아니었고 단순 탈수증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으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도하는 사이 진 권사님의 상태가 나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긴급 기도회를 마쳤습니다. 이제 문제는 설교였습니다. 이제 겨우 서론을 마치고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때인데 시간이나 상황을 봐서는 설교를 더 이어갈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조 선교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 상태에서 예배를 마쳤습니다. 오후에 찬양대 연습실에 가보니 진정우 권사님께서 찬양대 연습을 인도하고 계셨습니다.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성탄 주일 칸타타 때문에 연습을 미룰 수도 없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있었던 찬양대 송년 모임에 진 권사님께서 참석하신 것을 보며 겨우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주일 예배를 정신없이 드렸습니다. 비록 예배는 중단되었지만, 그 예배를 통해 평생 누리기 힘든 또 다른 은혜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 은혜는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깨닫는 은혜였습니다. 사람이 제아무리 잘난 체해도 너무도 연약한 존재입니다. 한순간도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그런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온 교우가 뜨겁게 기도하면서 하나 되는 은혜였습니다. 어떤 분은 우리 교회의 113년 역사 이래 주일 예배 시간에 그렇게 뜨겁게 통성으로 기도한 적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어떤 분은 간절히 기도하느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방언의 은사를 다시 찾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성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찬양 대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고, 다른 분들도 간절히 부르짖으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진 권사님은 그날 저녁에 있었던 찬양대 송년 모임 자리에서 인사 말씀을 통해 앞으로 온 힘을 다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그 다짐은 진 권사님만의 다짐이 되면 안 됩니다. 하루하루를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여기며 사는 우리 모두의 마음가짐이어야 합니다. 그 다짐과 함께 기쁨과 소망 가득한 성탄을 맞으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