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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일주일" (04012018)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8-03-31 (토) 13:46 조회 : 78

"세상에서 가장 긴 일주일"

 

2009년 어느 날, 노르웨이의 국영방송사인 NRK의 프로듀서인 토마스 헬룸(Thomas Hellum)과 그의 동료들이 점심시간에 모여 새로운 방송을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1940년 독일이 노르웨이를 침공한 역사적 사건을 기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 아이디어는 두 달간의 회의를 거쳐 당시 독일이 침공했던 경로인 서부해안의 베르겐(Bergen)으로부터 수도인 오슬로(Oslo)까지 가는 7시간짜리 기차여행 방송으로 발전했고, 이 역사적인 방송은 노르웨이 전체 인구의 25% 120만 명을 TV 앞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기차여행 방송의 성공에 힘입어 그 후속작으로 크루즈 여행 방송을 기획했습니다. 5 6일의 여정으로 134시간 계속되는 방송이었습니다. 기차여행 방송이 녹화방송이었다면, 2011년 방영된 크루즈 여행 방송은 생방송으로 전파를 탔습니다. 방송이 나가면서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크루즈 배가 가는 곳으로 모여드는 것이었습니다. 모인 사람들은 지나가는 배를 향해 손을 흔들며 환영했고, 깃발을 흔들며 축하했습니다. 크루즈 배 주변에는 제트 스키와 요트들이 모였고, 사람들은 푯말을 들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방송은 시청률 40%라는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긴 생방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크루즈 항해가 계속되는 동안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뱃길을 따라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축제가 열렸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이 역사적인 방송의 증인이 되었고,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슬로우 티비(Slow TV)"라고 이름 붙여진 방송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느릿느릿 비춰주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간 "십자가의 증인들"이라는 주제로 '고난주간 새벽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의 한 주간의 모습을 슬로우TV에 담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호산나' 외치며 종려나무 가지를 흔드는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지만, 그 함성은 곧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라!"라는 거친 외침으로 바뀌었습니다.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저주하시면서 열매 맺지 못하는 성도의 삶을 책망하셨고, 성전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고,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하시면서 성전을 거룩하게 할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한 여인이 드린 향유 한 옥합을 받으셨고,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습니다. 가룟 유다가 건넨 배반의 잔을 드시고 빌라도의 법정에 섰습니다.

그렇게 십자가의 길로 묵묵히 나아가신 예수님의 곁에는 여러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넘겨준 빌라도도 있었고, 시골에서 올라와 지나가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구레네 사람 시몬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좌우에 달린 강도도 있었습니다. 한 강도는 예수님을 비방했지만, 오히려 그를 꾸짖고 낙원을 허락받은 다른 강도도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야말로 정녕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라는 믿음의 고백을 한 백부장도 있었고, 두려움에 갇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여인들도 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했던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이모,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도 예수님의 십자가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현장을 지켰던 십자가의 증인들이었지만, 부활의 증인이기도 했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24:48) 십자가의 증인들은 무대의 중심에 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장자리에 머물렀습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중심으로 나오라고 유혹합니다. 하지만, 사명은 우리가 머물러야 할 자리는 가장자리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1:8) 성령의 증인으로 부르시는 주님은 우리에게 '땅 끝까지' 나갈 것을 요구하십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긴 일주일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꾼 한 주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증인이란 세상의 가장자리를 사명의 중심으로 여기며 사는 삶임을 기억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