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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강대상 (05202018)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8-05-19 (토) 12:40 조회 : 55

열 번째 강대상

 

우리 교회에서 가장 연세가 높으신 분은 이기득 권사님으로 1919년생이십니다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으셨기에 미국 나이로는 98세시지만한국 나이로는 99세십니다내년이면 백세십니다아무리 백세 시대라고 해도 건강하게 백세를 맞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하지만이 권사님은 정정하십니다기억력도 좋으시고혼자 지내시는데 식사도 잘하시고자기 관리에 철저하십니다무엇보다도 신앙 안에서 늘 기도와 말씀으로 하루하루를 감사히 지내고 계십니다.

주일이면 예배당 앞자리에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앉아 예배를 드리십니다몇 달 전에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교회에 강대상을 기증하고 싶으시다는 마음을 살짝 비취셨습니다적은 금액도 아니고권사님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얼마 전 다시 말씀하시길래 더 미룰 수 없을 것 같아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이 권사님이 말씀하셨던 LA 한인타운에 있는 기독교 서점을 방문했습니다기독교 서점의 사장님도 이 권사님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벌써 몇 번 다녀가셨다고 하셨습니다. '아니차도 없으신데 어떻게 몇 번을 다녀가셨을까?' 혼자 생각하며 전시된 강대상을 둘러 보았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 이 권사님을 모시고 점찍어 둔 강대상을 보러 갔습니다이 권사님은 섬기시던 교회는 물론이고여러 교회에 지금까지 아홉 개의 강대상을 해 놓으셨다고 했습니다이번에 우리 교회에 강대상을 기증하면 열 번째가 된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뭉클했습니다가는 교회마다 강대상을 기증하는 권사님의 마음이 다가왔습니다강대상을 기증하며 그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신실이 선포되기를 기도하시는 권사님의 기도가 다가왔습니다생명의 말씀이 생수와 같이 흘러넘치며 은혜의 말씀으로 전해지기를 바라시는 권사님의 소원이 떠올랐습니다. "가장 좋은 것으로목사님 보시기에 제일 좋은 것으로 하세요."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정말 좋은 강대상을 보여드렸습니다큼지막한 강대상을 보시는 권사님은 흐뭇해하셨지만제 마음은 영 불편했습니다. '너무 크고 비싼 것을 고른 것은 아닐까권사님께 너무 큰 부담을 드리는 것은 아닐까?' 마음 졸이는 제 속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이 권사님은 강대상에 사용할 마이크까지 사라고 하시면서 넉넉한 물질을 드리셨습니다.

아직 비닐 포장도 채 뜯지 않은 강대상을 붙잡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강대상에 주님을 평생 사랑하며주의 교회를 섬기며목회자를 도우며 살아오신 이 권사님의 헌신과 기도가 담겨 있습니다말씀의 생명수가 솟아오르는 강대상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말씀의 은혜가 참고 넘치게 하여 주옵소서......."

이 권사님은 강대상을 주문하시고는 큰 짐을 벗은 것 같이 너무도 행복해하셨습니다이제 편히 잘 수 있게 되었다고 하시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기도하고 고민하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하나님께 드리면 하나님이 더 좋은 것으로 갚아주신다는 믿음으로 이번에도 기쁘게 강대상을 드리시는 권사님을 보면서 믿음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사람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 보다 자신의 것을 채우기에 급급합니다세상에서 좋은 일이 생기면 파티를 열면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에는 인색합니다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득달같이 사 주면서도하나님이 필요한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 권사님의 헌신은 지금까지 자신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우리에게 큰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100년 가까이 살아온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는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이제 하나님 나라에 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아시는 권사님께서 이 땅에서는 아무리 많이 쌓아도 가져갈 수 없다는 생생한 교훈을 남기고 계셨습니다이 권사님은 그 헌신을 통해 믿음의 후배들에게 삶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하나님께 드리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라고 말입니다.

저에게도 부담이 생겼습니다이 강대상에 담긴 이 권사님의 일생이라는 삶의 무게를 딛고 서서 설교해야 하는 부담입니다무엇보다도 신실하게 하나님의 말씀만을 선포해 달라는 권사님의 간절한 기도를 이루어 드려야 하는 부담입니다이제 이번 주일부터 이 권사님이 기증하신 강대상에서 말씀을 전하게 됩니다저뿐 아니라 이 설교단에 선 이마다 권사님의 헌신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귀한 헌신을 통해 믿음의 본을 보이신 이 권사님 감사합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오래오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