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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유~ 어때유!" (07222018)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8-07-21 (토) 11:04 조회 : 52


"괜찮아유어때유!"

 

몇 년 전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아는 목사님 부탁으로 충청도의 한 농촌에 있는 교회에서 주일 말씀을 전했습니다그 교회는 오랫동안 고향을 지키시는 어르신들 70~80명 정도가 모이는 교회였습니다주일 예배를 마치자 그 교회 목사님이 월요일과 화요일 새벽기도회도 인도해 달라고 했습니다그 전날 한국에 도착해서 시차를 따질 겨를도 없었지만 하겠다고 했습니다그렇게 대답해 놓고 새벽기도회가 몇 시냐고 물었습니다보통 미국에 있는 교회들은 새벽기도회라고 하지만 5 30분이나 6시에 모이기 때문에 이 교회도 그 둘 중에 하나겠지 하는 기대로 물었던 것입니다. "4 30분입니다." 그 교회 목사님의 말에 정신이 아찔해졌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새벽기도회를 인도하게 됐는데 그것도 숙소에서 교회까지 가는 시간도 있고 새벽 4 30분에 기도회를 인도하려면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 거야?'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도무지 계산이 되지 않았습니다그렇다고 한다고 했다가 새벽기도회 시간이 너무 일러서 못한다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 교회 목사님도 마음이 바빠졌습니다미국에서 온 목사를 갑자기 새벽기도회에 초청했는데사람이 너무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생긴 것입니다저는 저대로 걱정하고그 교회 목사님은 목사님대로 걱정하면서 새벽기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제가 물었습니다. "목사님 교회 교인들은 새벽 일찍 기도회 마치고 일하러 가시나 보죠?" 새벽기도회를 왜 그렇게 이른 시간에 하느냐는 투정이 담긴 질문이었습니다. "아니요누가 그렇게 일찍 일해요." 그 교회 목사님의 무뚝뚝한 대답이 이어졌습니다. "아니 그럼 왜 그렇게 일찍 새벽기도회를 해요그럼 새벽기도회 끝나고 뭐 하세요?" 제 물음에 그 목사님이 덤덤히 답하셨습니다. "원래 그렇게 했어요새벽기도회 끝나면 다들 집에 가서 한 잠씩 더 주무세요."

시차 때문에 잠도 깊이 못 들었는데 새벽기도회 시간 맞추느라 선잠을 깨기를 여러 번 하다가 새벽 4시에 숙소에서 픽업을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그 교회 목사님은 자동차에 저를 태우고는 교회까지 가는 길에 교인 몇 분을 모시고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새벽에 너무 사람이 없을까 봐 담임 목사님께서 몇 사람이라도 더 오라고 어젯밤에 연락해 두었던 모양입니다한 분을 먼저 픽업하고두 번째 분을 모시러 가면서 전화통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일어났시유?" 목사님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에 그분도 능청스럽게 되받아치셨습니다. "일어났응게 전활 받지유." 대화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럼 나오셔야지유" "어디로유?" "어디긴 어디여 집 앞 큰길로 나오기로 했잖유" "왜유?" 옆에서 듣는데 대화가 조금 이상하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대화를 이어가던 그 목사님도 조금 당황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것 그 목사님은 강하게 몰아치셨습니다. "왜라니유오늘 새벽에 교회 가기로 했잖유." 잠시 멈칫하더니 수화기 너머에서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습니다. "전 교회 안 다니는데유."

아뿔싸그 목사님이 전화를 잘못 건 것이었습니다그제야 '누구네 집 아니냐고전화를 잘못 걸었다고머리를 운전대에 여러 번 박으면서 사과하는데 제 마음에는 걱정이 생겼습니다그도 그럴 것이 새벽 4시 조금 넘어 전화를 잘못 걸어 누군가의 단잠을 깨웠으니 그 화살이 날아올 게 뻔했습니다그런데 전화를 잘못 받으신 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목사님의 거듭된 사과에 한마디로 이렇게 응수하셨습니다. "괜찮아유어때유!"

우리는 살면서 그러면 안 된다는 말에 너무도 익숙해졌습니다법을 어기면 안 되고다른 사람에게 뒤처져서도 안 되고게을러도 안 되고실패해도 안 되고아파도 안 되고그러다 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될 수밖에 없는아니 꼭 돼야 하는 일조차도 안된다고 생각하다가 이제 마음의 병이 들 지경이 되었습니다세상에는 안될 것도 많지만따지고 보면 될 수밖에 없는 것도 있고 또 그렇게 된다손 치더라도 괜찮은 것이 더 많습니다마음을 조금만 넓힌다면믿음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다 괜찮아 보일 것입니다조금 부족해도조금 모자라도조금 서툴러도조금 실수해도조금 바빠도조금 더워도조금 아파도주님은 우리를 향해서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다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입니다그 주님의 사랑에 힘입어 우리도 이렇게 말해봅시다. "괜찮아유어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