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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반상회 (11042018)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8-11-03 (토) 13:26 조회 : 18

천국 반상회

 

저희 가족이 사는 사택은 토랜스의 주택가에 있습니다사택 맞은편 맨 끝 집이 오랜 기간 수리를 하더니 새 주인을 맞았습니다새로 이사 온 백인 부부는 오가며 만나는 동네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살갑게 다가서고 있었습니다미국에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때가 많은데이 부부는 자신들이 이사 왔다고 소개하면서 동네 사람들의 얼굴을 익히느라 분주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얼굴을 익히더니 이 부부가 동네 사람들을 모아서 반상회를 조직했습니다몇 날 몇 시에 자신의 집으로 오라는 초대장을 보낸 것입니다마침 그날 저희 부부가 집에 없는 날이라 제 아들을 대신 보냈습니다그래도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첫 모임인데 성의라도 보여야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그렇게 한 번 모이고 말겠지 했는데두 번째 모임을 10 30일에 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10 30일 반상회가 열리는 날이 되었습니다반상회가 열린다는 안내문은 진작에 받아 두었지만 가기 싫었습니다가뜩이나 할 일도 많은데집에서 쉬고 싶었습니다수요일 저녁 예배도 있고목요일부터 다니엘 기도회도 시작됩니다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점심 약속도 잡혀 있습니다목요일에는 정진호 집사님의 장례예배도 집례해야 했습니다중간중간에 심방도 해야 했습니다반상회에 가면 동네 사람들과 의미 없는 수다를 떨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아내에게 혼자 다녀오라고 하니 가장인 제가 같이 가야지 혼자서는 못 간다고 야단입니다저희 딸에게 물었습니다. "반상회에 안 가도 되겠지?" 당연히 그런 모임에 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할 줄 알았는데 저희 딸은 오히려 동네 주민으로서 그런 자리에는 꼭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반상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서서 한 스무 걸음쯤 떼었을 때 아내가 슬쩍 말합니다. "우리 가지 말까?" 잘됐다 싶어서 그러자며 마음 바뀌기 전에 얼른 발걸음을 돌렸습니다집에 들어서는데 제 딸이 왜 돌아왔냐며 성화를 부립니다신발도 벗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 반상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반상회의 주제는 "재난 대비"였습니다시에서 재난대비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두 명이 나와서 재난 대처 요령에 대해서 자세히그것도 너무도 자세하게 1시간 이상 설명하는 것을 들어야 했습니다나중에는 자신이 설명한 것을 잘 이해했는지 시험도 봤습니다시험 후에는 간단한 다과와 함께 교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사택에 이사 온 지 3년이 넘었지만한두 집 빼고는 이웃에 누가 사는지 몰랐는데이번 반상회를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앞집에 사는 부부는 하와이에서 왔다고 해서 반가웠고건넛집에 사는 나이 드신 일본인 부부는 웨스트 LA에 있는 연합감리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더욱더 반가웠습니다반상회로 모인 집에는 저희 딸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딸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한국 분도 한 분 오셔서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반상회를 소집했던 백인 부부는 역시나 뒷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껏 배웅해 주었습니다반상회에 갈 때까지 어둡던 골목길이 나올 때 보니 밝아졌습니다어둠은 더욱더 깊어졌지만마음을 비치는 빛을 느꼈기 때문입니다비록첫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웠지만 일단 들어서니 유용한 정보와 나눔이 있었습니다.

돌아오면서 신앙생활에도 반상회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신앙생활의 반상회는 서로의 믿음을 돌보고사랑으로 교제하는 속회입니다신앙생활의 반상회는 한마음으로 함께 기도하며 선교하는 선교회입니다신앙생활의 반상회는 우리의 마음을 모아 함께 부르짖는 기도의 자리입니다무엇보다도 신앙생활의 반상회는 하나님과 만나는 예배의 자리입니다.

지난주일 저희 집에서도 반상회가 열렸습니다마리아/디모데 선교회가 저희 집에서 모였습니다마리아/디모데 선교회 회원들은 젊은 시절에 하나님을 알고믿음으로 자녀를 키우며믿음으로 가정을 이루고 신앙생활 하는 젊은 부부들입니다한 교회를 다니지만얼굴만 겨우 알 정도였는데 함께 교제하면서 사귐의 깊이가 더해졌습니다모임을 마친 지 한 주일이 지났지만만남의 여운이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신앙생활 하면서 모이는 반상회는 모두 천국 반상회입니다.믿음 안에서 모인 사람들 모두가 천국에서 다시 만나 영원한 이웃으로 지내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천국반상회가 열리도록 도와주신 분들과 참석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