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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저의 전부입니다."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9-02-02 (토) 17:47 조회 : 95

"하나님은 저의 전부입니다."

 

1월 22일 새벽기도회 시간이었습니다. 늘 중간쯤에 앉아 기도하시는 박경숙 사모님의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박 사모님은 우드랜드힐스 연합감리교회에서 은퇴하신 김거정 목사님의 사모님이십니다. 급하게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 오시는 사모님의 안색을 살피며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거정 목사님께서 작년 11월 초에 병원에 입원하신 후에 기력이 많이 약해지셔서 양로시설에 머물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한 달 전쯤 옮기신 새 양로시설을 퍽 마음에 들어 하시고, 적응도 잘하고 계셨습니다. 일주일 전에 찾아뵈었을 때는 오히려 말씀도 잘하시고 저를 위해 기도까지 하실 정도로 좋아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기도회를 인도하고 자리로 내려오는데, 교우 한 분이 제 옆으로 다가오더니 흐느끼면서 말했습니다. "김거정 목사님이 돌아가셨대요." 그분의 소리를 듣자마자 뒤로 달려나갔습니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사모님 주위로 새벽기도회에 나온 교우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사모님께서 담담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새벽 5시에 목사님께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가족들과 뉴욕에 있는 식구들에게 연락했는데 그쪽에서 이쪽 시간을 잘 몰라 아침부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기도회 시간에 전화벨이 울렸다면서 오히려 미안해하시는 사모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김 목사님은 그날 새벽 5시 경에 소천하셨고, 사모님은 그 소식을 듣고도 새벽기도회에 나오셨던 것입니다. 주위에 계신 분들은 목사님의 소천을 안타까워하며 사모님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분들과 함께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김거정 목사님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마치자 사모님께서는 "괜찮아요. 좋은 데 가셨잖아요....."라는 믿음의 말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지난 월요일(1월 28일) 오전 11시, 김거정 목사님께서 21년간 시무하셨던 우들랜드힐스 연합감리교회에서 장례예배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감리교회인 정동제일교회를 담임하셨던 고 김광우 목사님의 4남 5녀 중 장남으로 출생하시어 1961년 미국에 오신 김 목사님은 시카고 게렛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후 LA로 오셔서 LA연합감리교회에서 10년간 자비량으로 사역하신 후, 우들랜드힐스 연합감리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하시다 은퇴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은퇴하신 후에도 사우스베이 지역에 남가주 크리스찬 교회를 세우시고 사역하시다 2018년에 두 번째 은퇴를 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주님을 위해 쓰이기를 원하셨고, 88년간 그렇게 마음껏 쓰임 받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몇 년 전 저희 교회 근처로 이사 오신 김 목사님과 사모님은 주일마다 예배의 자리를 지키셨고, 사모님은 새벽 기도회마다 나오셔서 기도하시면서 아름다운 신앙의 본을 보이고 계십니다. 김거정 목사님의 장례예배에 참석하신 조문객들은 모두 목사님의 고귀한 인품을 그리워했습니다. 신사적인 성품으로 교우들과 후배 목회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으신 목사님으로 기억되었습니다. 목사님은 누구보다 교회를 사랑하셨고,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며 사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1988년 발간된 연합감리교 속회 교본의 저자로도 활동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믿음의 거목이셨습니다. 삶에 지친 이들이 기댈수 있는 큰 그늘이셨습니다. 김 목사님이 떠난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까닭은 그만큼 김 목사님이 베푸신 사랑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례 예배 후에 하관 예배는 글렌데일 포레스트 론에서 열렸습니다. 알맞은 날씨 속에서 참석하신 모든 분이 목사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은혜롭게 배웅해 드렸습니다.

장례식을 통해 일생을 정갈하게 사시다가 큰 고통 없이 편안하게 김 목사님을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장례식 다음 날인 화요일에도 교회에서는 새벽기도회가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김거정 목사님의 사모님도 어김없이 기도의 자리에 나오셔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계셨습니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사모님은 기도 시간에 빠지지 않으셨습니다. 새벽에 마주친 사모님께서 저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저의 전부입니다."

맞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전부입니다. 하나님이 나의 전부라는 고백을 삶으로 보여주신 김거정 목사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살아가실 사모님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