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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프리 선데이, Kitchen Free Sunday"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9-07-06 (토) 12:54 조회 : 104

살림을 하시는 분들은 끼니마다 무엇을 해 먹을까가 큰 걱정입니다. 매끼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메뉴 정하는 것부터 조리와 뒷정리가 보통 일이 아닙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매 주일 점심 친교를 하긴 해야 하는데, 온 교우가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는 속회별로 돌아가면서 주일 친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각 속회별로 일 년에 두 번씩만 봉사하면 주일 점심 친교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주일 점심을 준비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속회가 늘고 있습니다. 속회원들의 연령이 점점 늘어나고, 일할 손길은 부족해지기 때문입니다. 주일 점심 준비를 위해 주중에 장보고, 토요일 저녁이나 주일 아침에 일찍 나와 준비하고, 점심 후에는 설거지까지 끝내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집에서도 식사를 잘 안 해 드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교회에서 봉사하는 모습이 힘에 겨워 보일 때가 많습니다. 또 주일 점심만이 아니라 주일 아침 1부 예배 후에 아침 식사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토요일 새벽 예배 후에 나누는 식사도 속회별로 돌아가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분은 속회에서 토요일 아침 봉사를 하고, 주일에는 주일대로 점심 친교를 위해 섬기고, 그다음 주에는 선교회 당번이라 또 봉사하면서 한 달 내내 부엌에서 살아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면서 모두가 은혜의 식탁을 나누며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점점 주일 점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일 점심 친교에 대한 논의를 오랫동안 해 왔습니다. 다른 교회의 사례도 참고하면서 연구해 왔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주일 점심을 판매하는 방안도 생각해 보았고, 주일 점심을 맡아서 조리하고 설거지를 도울 수 있는 분을 두자는 방안도 나왔습니다. 떡이나 빵, 김밥, 도넛 등과 같이 간단한 음식을 사다가 먹는 방법도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그 어떤 것도 완벽한 방법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일 점심 친교를 생략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물론, 매 주일 봉사할 수 있는 분들이 충분해서 주일 친교를 나누면 좋겠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편에서는 속회별로 봉사하시는 분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었습니다.

물론, 주일 점심 식사가 없으면 고려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새로 오시는 분들도 생각해야 하고, 성가대 연습도 고려해야 하고, 예배 후에 성경 공부를 하는 영어부도 일정을 조정해야 합니다. 예배 후에 남아서 봉사하시는 재정부도 고려해야 하고, 오후 예배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형편을 다 따지면 어떤 변화도 가져올 수 없기에 우선 다음 주일(7 14)에 시험적으로 "키친 프리 선데이"를 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 주일에는 교회에서 점심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점심이 없다고 예배 마치자마자 집으로 가실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분위기를 바꿔서 교우들과 색다른 친교를 나눠보시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속회별로 도시락을 준비하셔도 되고, 맥도날드나 버거킹과 같이 간단한 음식을 나누시면서 속회를 겸한 친교를 나누셔도 좋습니다. 시간이 허락하시면 근처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나누셔도 좋습니다. 오랫동안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교우를 심방하는 것도 교회에서 점심이 제공되지 않는 '키친 프리 선데이'에 할 수 있는 좋은 사역이 될 것입니다.

속회에 속하지 않은 분들은 이번 기회에 속회에 참여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속회는 교회 안의 작은 교회입니다. 신앙의 기쁨과 감사를 나눌 수 있는 속회와의 만남은 이민 생활에서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일입니다. 속회에 속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교회 사무실로 알려 주시면 속회를 배정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속회에 참여할 준비가 안 되신 분들은 가까운 분들과 함께 친교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신 곳은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빈 들이었습니다. 먹을 것은 없고, 날은 저물고, 음식을 살 데도 없는 그곳에서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모두가 먹고 남기는 풍성한 은혜의 잔치를 베푸셨습니다. 다음 주일 점심에 교회 주방은 문을 닫을지 모르지만, 더욱 풍성한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며'키친 프리 선데이'라는 새로운 은혜의 자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