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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오셨습니다."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9-12-18 (수) 17:14 조회 : 81

교회에 어른들이 오셨습니다감리교 은퇴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지난 월요일 우리 교회를 찾아 주셨습니다. '원목회'라는 이름으로 남가주 지역에 거주하시는 감리교 은퇴 목사님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예배드리고 식사를 하면서 친교 모임을 하고 계십니다이번에는 12월을 맞아 예배와 친교는 물론새로운 회장을 선출하는 총회까지 겸해서 모였습니다.

전날 주일예배 후에 열렸던 성지 순례 설명회에 참석하고고 안주은 권사님의 장례 예배까지 집례하고 나니 많이 피곤했습니다목감기까지 겹쳐 겨우 설교를 마친 상태였습니다그런데월요일 오전에 있는 원목회 모임에서 또 설교해야 했습니다그것도 감리교의 대선배 목사님들 앞에서 설교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밤잠도 설쳤습니다.

예전에는 원로 목사님들 중에서 한 분이 설교를 맡으셨는데언제부터인가 모이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설교하기로 했다고 하면서 부탁하시는 데 피할 길이 없었습니다하겠다고 대답은 해 놓았지만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다가왔습니다더구나 감기에 장례예배까지 겹치면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다급한 심정으로 준비한 말씀이었습니다.

원로 목사님들 앞에서 무슨 설교를 하겠습니까성경에 대해서 말하겠습니까목회에 대해서 말할 게 있겠습니까무슨 주제로 말씀을 전해야 하나 고민할 때갑자기 "어른"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그분들은 어른들이었습니다나이가 많이 들어서 어른이 아니라 어른 역할을 하셨고어른으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사셨기에 어른이었습니다저도 나이로 따지면 어른이지만어른 노릇 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게 많습니다.

설교단 위에 서니 희끗희끗한 머리를 하신 70여 분의 어른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그중에는 제가 미국에 유학생으로 와서 청년 시절에 다녔던 교회의 담임 목사님도 계셨습니다결혼식에 주례를 서신 목사님도 계셨습니다저희 어머니 장례식을 집례해 주신 목사님도 계셨습니다교회를 개척할 때 선교 헌금을 보내주시고성가대를 이끌고 찾아오셔서 격려해 주셨던 목사님들도 계셨습니다때로는 형님처럼 앞에서 이끌어 주시고아버지처럼 안아 주셨던 목사님들 앞에 서 있는 것만 해도 저에게는 감동이었습니다.

어른들 앞에 서서 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어른 없는 세상어른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에서 어떻게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어른들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말씀이었습니다때로는 투정처럼 말씀을 전하는데도 어른들은 어른들이었습니다진지하게 경청해 주셨습니다때로는 어른이 없는 것이 그분들의 책임인 양 추궁하는데도 잔잔한 미소를 잃지 않고 계셨습니다.

말씀을 전하면서 깨달았습니다어른이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우리가 어른을 못 알아보고 살았던 것입니다말씀은 저 자신을 향하고 있었습니다어른으로서 존경받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그 자리에 오신 원로 목사님들의 희생과 헌신눈물과 기도가 그분들을 어른으로 만들었음이 보였습니다오랫동안 저희 곁에서 어른으로 남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총회를 통해 새로운 회장님을 선출하고 나니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습니다친교실에는 맛있는 점심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원로 목사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교우들이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이었습니다헤드 세프로 수고하신 이영희 권사님은 얼마 전 콕스 케이블에서 제작한 "영 할머니 이야기 (Grandstories/Young's Story)"에 손녀에게 요리해 주는 할머니로 출연해 유튜브를 통해 130만 명이 시청한 유튜브 스타이십니다.

이영희 권사님은 몇 주 전부터 메뉴를 고르고시장을 보고김치를 담그면서 음식 준비를 하셨습니다아들 오면 해 주려던 재료까지 내놓으면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마련해 주셨습니다이 권사님의 주도로 갈비찜을 비롯한 교회에서 손수 담근 김치와 물김치까지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에 디저트로 떡과 과일까지 푸짐한 점심을 대접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준비한 선물까지 드리니 참석하신 분들 모두가 흡족해하셨습니다이번 행사를 위해 수고하신 총여선교회와 문화 대학그리고 음식 준비는 물론 뒷정리까지 맡아서 수고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어른이 점점 없어지는 세상에 존경하며 믿고 따를 수 있는 어른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합니다그런 어른들을 정성으로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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