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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눈(High Noon), 전교인 정오 기도회"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4-15 (수) 14:57 조회 : 61

해가 중천에 뜬 낮 12시 정각을 뜻하는 "하이 눈, High Noon"이라는 제목의 서부영화가 있습니다. 게리 쿠퍼라는 미남 배우가 주인공인 보안관으로 나오고, 그레이스 켈리라는 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가 그의 아내 역으로 나와 이름을 알린 영화입니다.

 1952년도에 개봉된 “하이 눈, High Noon”이라는 영화는 미국의 대통령이 추천한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 영화를 3번 보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17번이나 이 영화를 보았다고 합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뒤를 이어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인에게 “하이 눈”을 꼭 보라고 추천하기까지 했습니다.

대부분의 서부 영화처럼 “하이 눈”도 악당의 출연으로 시작됩니다. 3명의 악당이 뉴멕시코의 작은 마을에 있는 기차역에 모여 감옥에서 출소한 자신들의 두목이 도착하기를 기다립니다. 역무원은 이들의 눈을 피해 보안관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달려갑니다. 

그런데, 보안관은 막 은퇴하고 마을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마을을 떠나려는 참이었습니다. 5년 전 자신이 잡아 감옥에 가둔 악당 두목이 정오에 도착한다는 소식에 보안관은 잠시 갈등에 빠집니다.

자신은 이미 은퇴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을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살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떠나면 이 마을은 다시 악당들에 의해 무법천지가 될 것입니다. 평화가 사라질 것이 뻔합니다. 사랑과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며 마을을 떠나던 보안관은 마차를 돌려 마을로 돌아와 악당들과의 대결을 준비합니다. 

막 결혼식을 마친 보안관의 신부는 비폭력주의를 종교적 신념으로 지키는 퀘이커교도입니다. 아버지와 오빠까지 총으로 잃은 아픔을 간직한 여인입니다. 갓 결혼해 얻은 남편마저 잃는 것은 원치 않기에 함께 도망치자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보안관인 남편을 떠나기 위해 기차에 올랐습니다. 

악당 두목이 온다는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지만, 누구 하나 선뜻 나서서 보안관을 도울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후환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후임으로 보안관이 된 사람은 이런저런 문제로 사표를 내고 떠났습니다. 원로 보안관은 나이를 핑계로 악당과 맞설 생각을 지레 접었습니다. 마을 술집에서 객기를 부리던 사람들도 몸을 사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마귀들과 싸울지라"라는 찬송을 부르며 예배드리는 이들 중에도 보안관을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결국 보안관은 외로운 싸움을 준비합니다. “하이 눈” 12시 정각에 기차는 도착하고 악당 두목은 자신을 잡아 감옥에 가둔 보안관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을로 들어섭니다. 

뜨거운 태양 볕 아래에서 땀을 흘리는 보안관의 모습은 전형적인 서부영화에 나오는 영웅의 모습이 아닙니다. 두려움에 떨고, 사랑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고, 사람들의 비협조에 실망하고, 때로는 악당들에게 쫓겨 몸을 숨겨야 하는 보통 인간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악당들을 하나둘 쓰러뜨리지만, 또 다른 악당이 보안관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땅”하는 총소리에 쓰러진 사람은 보안관의 아니라 악당이었습니다. 남편을 두고 도저히 떠날 수 없었던 아내가 돌아와서 남편을 지키기 위해 종교적 신념마저 포기하고 악당을 향해 총을 쏜 것입니다. 

이렇게 3명의 악당을 처치했지만, 악당 두목은 아내를 인질로 삼고 보안관을 협박합니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아내는 악당의 손을 뿌리치고 그 틈을 타서 보안관이 쏜 총에 악당 두목이 쓰러집니다. 보안관은 자신이 해야 할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보안관 뺏지를 바닥에 던지고는 마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면서 영화도 끝납니다. 

왜 이 영화를 미국의 대통령들이 좋아하고 또 추천했을까요? 영화에 나오는 보안관의 모습에서 고독한 최고결정권자로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미국 대통령의 책임감을 본 것이겠지요. 가정과 개인의 안정을 유보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공인으로서의 삶이 투영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악당이 도착하는 12시 정각, 세상은 고요했습니다. 거리는 텅 비어있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도착한 세상도 고요합니다. 거리는 비어있습니다. 텅 빈 거리에서 보안관이 악당과 맞서 싸웠다면 이제 우리는 기도로 맞서 싸울 차례입니다.

"하이 눈" 정오에, 시곗바늘도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은 그 시각, 우리의 마음과 손을 모아 하나님께 기도하는 "전교인 정오 기도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