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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 쓰는 ‘심장일지’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10-27 (화) 10:31 조회 : 32

10월의 마지막 주가 지나면서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2020년 한해도 쓸쓸히 저무는 느낌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에 삶의 많은 부분을 빼앗긴 채 세월의 부지런함만 나무라다 보니 계절도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올해처럼 늘 하던 일이 소중하게 다가왔을 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하고, 식당에서 식사하던 일들이 이제는 빛바랜 사진처럼 오래전 추억으로만 기억되는 형편입니다.

교회도 많은 일을 건너뛴 채 연말을 맞게 되었습니다. 예배를 비롯한 매년 가졌던 부흥회도, 부활주일 예배도, 선교회 행사도, 속회 모임도, 단기 선교도 모조리 멈춰 버렸습니다. 여러 모임과 회의도 미루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지내왔습니다. 그나마 영상으로 주일 예배를 드리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드라이브-인 예배'를 통해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교인 정오 기도회'를 통해서 한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11월 1일부터 21일까지 '다니엘기도회'를 통해서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이들에게 단비와 같이 내려주실 말씀을 붙잡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신 것도 감사의 조건입니다. 그런데도 예전같이 교회에서 모여 부르짖고 기도할 수 없음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한국에서 주최하는 기도회의 주옥같은 강사들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데, 기술상의 어려움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도 서운할 뿐입니다.

해마다 ‘다니엘기도회’ 때 한국에서 준비해서 보내주는 영상이 호텔  뷔페 식당에서 나오는 최고급 요리사들이 차린 화려한 성찬이라면, 이번에 우리 교회에서 초대한 '다니엘기도회'의 강사들이 전해주는 말씀은 동네 작은 식당에서 내오는 소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소찬이지만, 우리의 입맛을 알고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의 건강을 걱정하는 주방장이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처럼 이민 교회의 현실을 알고 이민자들을 부둥켜안고 함께 울고 웃으며, 작은 교회지만 하나님이 맡겨주신 자리를 온 힘을 다해 지키는 목사님들을 통해 큰 은혜가 임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부흥회'나 '다니엘기도회'를 할 때면 특별히 은혜받는 분이 계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부흥회나 기도회의 주인공이라고 부릅니다. 아무리 훌륭한 강사가 말씀을 전해도 모두가 다 은혜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은혜를 사모하는 영혼에 하나님은 분명히 은혜를 주십니다. 사모하는 영혼에게 만족을 주시고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번 “다니엘기도회”의 주인공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0월 중순부터 시작한 ‘온라인 대심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비록 전화나 영상 통화로 만나는 짧은 만남이지만, 그동안 지낸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를 찬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전할 때면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갑갑하고 우울한 형편을 믿음으로 이기는 승리의 이야기에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종일 전화기를 들고 있어야 하기에 이어폰을 끼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귀로는 성도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손으로는 성도님들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받아 적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심방 일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온라인 대심방’ 첫째 날 심방을 마치고 20여 가정의 이야기가 담긴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하면서 파일 이름을 ‘심방일지’로 적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파일을 찾아보니 ‘심방일지’는 없고, ‘심장일지’라는 파일이 보였습니다. 글씨를 잘못 적었던 것입니다. ‘심장일지’라는 제목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것도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온라인 대심방’은 가벼운 만남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의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마음의 만남과 생명의 만남을 기록한 일지이기에 ‘심장일지’였습니다. 병원에서 심박측정기가 심장이 뛰는 것을 기록하는 것처럼, 영혼의 심장이 뛰는 것을 기록한 일지이기에 ‘심장일지’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심장일지’는 이번 심방 기간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쓰여져야 할 삶의 기록이고 믿음으로 쓰는 일기입니다. 여러분의 삶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숨소리가 담긴 생명 기운 가득한 ‘심장일지’는 세상을 이긴 이야기로 가득한 은혜로 써 내려가는 황홀한 기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