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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1-01-05 (화) 14:43 조회 : 26

2021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신축년(辛丑年)으로 소의 해입니다. 소는 인간과 무척이나 친한 동물입니다. ‘소는 하품 밖에 버릴 것이 없다 옛말이 있을 정도로 소는 살아서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죽어서는 고기뿐 아니라 뿔과 가죽까지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걸음으로 리를 가다라는 뜻입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세상,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변화에 빨리 대처하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소걸음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은 무능력자 내지는 게으른 사람이 되고 맙니다

분주한 세상을 좇다 보니 정이 메마르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너무 바쁜 탓일까요? 사람들은 오히려느림의 철학”, “느림의 미학 이야기합니다.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가자고 합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느리고 게을러지자는 말이 아닙니다. 느리지만 치열하게 살자는 말입니다

판소리의 장단 중에 가장 느린 장단은진양조장단입니다. 명창은진양조하면 가장 느린 가락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양기를 다해 부르는 소리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러기에 판소리의 서사적 구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목은 진양조장단을 사용합니다

히말라야를 오르는 산악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셰르파가 있습니다. 원래 네팔의 부족인 셰르파는 고산지대에 적응해서 살기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오는 산악인들의 장비와 식량을 운반하는 일을 주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생각보다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셰르파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가장 이유는 자신들만의 속도를 지키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느리게 보이고, 답답하게 여겨지기도만 자신이 정한 속도에 맞추어 걸음 걸음 산을 오르다보면 맨몸으로 오르는 산악인들보다 훨씬 빨리 목표지점에 짐을 갖다 놓을 있습니다.

이현주 목사는 먹는 자식에게라는 시를 통해 허겁지겁 살아온 현대인들을 나무랍니다.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봄에서 여름지나 가을까지 여러 날을/비바람 땡볕으로 익어온 쌀인데/그렇게 허겁지겁 먹어버리면/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사람이 고마운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거여

사람이 고마운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거여우리는 앞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감사함을 잊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속도를 줄이면 새로운 세상이 보입니다. 조금만 천천히 가면 가슴에 품을 사람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지난 해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빨리 가고 싶어도 없는 해였습니다. 때로는 멈춰서서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더디게 가는 세상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뒤바뀐 일상과 함께 잃어버렸던 세월은 과거에 묻고 새로운 해를 시작해야 때입니다.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소처럼 우리도 우리에게 맡겨진 믿음의 길을 걸을 때입니다

소는 자신을 위해 걷지 않습니다. 논밭을 갈기 위해 버거운 쟁기를 끌고, 때로는 무거운 수레를 끌어야 하지만 불평도 원망도 없이 자신에게 맡겨진 멍에를 메고 묵묵히 걸을 뿐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도 다른 이를 위한 사랑과 희생의 발걸음입니다

소가 내딛는 걸음은 진중한 걸음입니다. 좁은 길을 걸을 때도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자신이 걸어야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은 허투루 걸을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인생이기에 함부로덤부로 없습니다. 걸음마다 겸손의 향기를 내며 감사의 마음으로 걸어야 합니다

소는 혼자 걷지 않습니다. 소는 쟁기질하는 농부나 수레를 모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걷습니다. 그런 소걸음을 보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살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소는 서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느리게 걷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지치지 않고 걷는 소걸음을 보면서 아무리 길이라도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에 이를 있다는 진리를 배우게 됩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은소걸음으로 리를 가는길입니다. 가는 동안 줄곧 외롭고 쓸쓸할지라도, 길을 통해 영생이라는 목표에 이르는 것을 알기에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는 길입니다. 해가 소걸음으로 천리를 아니라 소걸음으로 천국을 향하는 소중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