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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실어나르는 교회 밴(Church Van) (12252016)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6-12-24 (토) 13:03 조회 : 354

은혜를 실어나르는 교회 밴(Church Van)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 집에 들어온 남편은 아내의 눈을 가리고 밖으로 나갑니다. 남편에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간 아내가 설레임 가득한 표정으로 눈을 뜨면 눈 앞에는 커다란 리본을 매단 멋진 자동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열쇠를 건네받은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자동차를 한 번 쳐다보고는 이내 남편 품에 안깁니다. 이런 장면은TV 광고에서나 볼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 성탄을 맞아 TV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교회에서 연출되었습니다. 교회에서 산 새 밴이 성탄절을 맞아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오래된15인승 밴 한 대와 미니 밴 2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15인승 밴은 주로 선교지 방문이나 많은 인원이 이동할 때 사용하고, 미니 밴 2대는 주일 예배에 나오시는 분들을 픽업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미니 밴 한 대가 프리웨이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차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많이 부서진 것 같지 않은데 보험회사에서 보더니 폐차를 시키면 그에 해당하는 값을 쳐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막 융자금도 다 갚았고, 마일리지도 그리 높지 않고 깨끗하게 잘 탄 차이기에 고쳐서 타려고 했지만 고치는 값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물론 보험회사에서 다 처리하는 것이기에 교회에서 치러야 할 비용은 없었습니다. 찻값을 받아서 새 차를 살 것인지 아니면 고쳐서 탈 것인지를 논의한 결과 이번 기회에 새 차를 사기로 했습니다. 물론 새 차를 살 경우 교회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새 차를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무엇보다도 교회 밴을 이용해야 하는 성도님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조금 더 많은 인원이 탈 수 있는 차를 사기로 했습니다.

 

미니 밴보다는 조금 더 많은 인원이 편하고 안전하게 탈 수 있고, 15인승 밴보다는 운전하기도 쉽고 조금 작은 차를 알아본 결과 닛산에서 만든 12인승 밴(Nissan NVP)을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재단이사회를 비롯한 여러 사람의 수고로 시중 가격보다 좋은 가격으로 차를 살 수 있었습니다. 지난 화요일 오전 교회 사무실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교회에서 산 밴을 가지고 왔다는 전화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교회 차를 받으러 내려갔습니다. 멀리 리버사이드에 있는 딜러에서 차를 가지고 왔습니다. 서류에 서명하고 교회에서 미리 준비한 수표를 건넸습니다. 사고 차량 앞으로 나온 보험료에 교회 재정을 보태서 융자 없이 새 차를 샀습니다.

 

그날 저녁 자동차를 교회 주차장에 두고 집에 갔는데 괜히 차를 교회에 두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 산 밴을 누가 가져가면 어떡하지? 보험 회사에 등록은 했지만 누가 와서 차를 망가뜨리면 어떡하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새벽기도회 시간에 교회에 오자마자 어제 산 새 차부터 확인했습니다. 밤새 잘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제 가져온 모습 그대로 하얀색 새 밴이 어둠 속에서도 광채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몇몇 분들이 나오시길래 같이 타고 교회 마당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새로 산 밴을 보시는 분마다 모두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크고, 안전해 보인다고 하셨고, 튼튼하고 멋있어 보인다고 하시며 이리저리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하시는 모습이 마치 기대치 않았던 성탄 선물을 받은 아이들 같았습니다.

 

새로 산 교회 밴은 성탄을 맞으며, 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우리 교회에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선물은 교회 어른들을 잘 모시라고 주신 선물입니다. 일생 믿음 안에 사시다가 이제 운전하기 어려워지신 분들을 예배의 자리에 잘 모시고 나오라고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새로 산 밴을 타고 교회 오시는 분마다 안전하고 편하게 예배의 자리에 나오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에 감사가 넘쳤습니다. 매 주일 예배 전후로 교회 밴을 운전하시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노고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새로 산 밴을 타고 교회를 오가며 그 안에서 나누게 될 감사의 이야기들, 은혜의 이야기들을 생각하니 제가 지금 그 밴에 같이 타고 있는 기분입니다. 교회 밴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모두 신앙의 깊이와 연륜이 있는 분들입니다. 모두가 은혜를 사모하는 분들입니다. 일생을 주님만 바라보고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이번에 새로 산 차량이 그분들의 신앙을 이어주며, 그분들의 은혜를 실어나르는 귀한 밴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성탄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