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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기적" (0101201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6-12-31 (토) 19:16 조회 : 282

"새해 첫 기적"

 

반칠환이라는 이름의 시인이 쓴 짧은 시가 있습니다. 시인은 동물의 이름을 종류별로 대며 저마다 최선을 다해 결승점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시에 나오는 동물들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날고, 뛰고, 걷고, 기고, 구르며 결승점을 행하는 동물의 경주 모습을 시인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황새는 날아서 / 말은 뛰어서 /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 굼벵이는 굴렀는데 / 한날한시 새해 첫 날에 도착했다."

 

이 시를 읽으면서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우리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이는 황새나 말처럼 날고 뛰며 신나는 한 해를 살았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거북이나 달팽이처럼 걷고 기면서 힘겹게 한 해를 보냈을 것입니다. 때로는 굼벵이처럼 겨우겨우 살아온 인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인생들을 보면서 시인은 통쾌하게 외칩니다. 날고 뛴 인생이나 걷고 기어온 굼벵이처럼 굴러 굴러온 인생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입니다. 시간은 공평했고, 그 시간 앞에 서는 인생 역시 겸손할 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시인은 맨 마지막 줄에 이런 구절을 적어 넣었습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달려야 했습니다. 그 길만이 살길이라고 여기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그래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나이가 들수록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그렇게 바삐 달려왔든 조금 천천히 걸어왔든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이 시에 나오는 날쌘 황새나 우두커니 앉아있던 바위나 동시에 결승점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결승점이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시간이기 때문입니다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모든 인생은 죽음이라는 결승점을 향해 가게 되어 있습니다그런데 우리의 믿음은 죽음이 인생의 최종 결승점이 아니라 그 죽음 너머에 있는 영생이야말로 진정한 결승점이라고 말해 줍니다바울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희망을 바라보았습니다인생의 마지막 결승점에 다다르고 있지만영원한 나라에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음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때로는 바위처럼 아무런 말 없이 그 자리에서 새해를 맞는 것이야말로 삶에 임하는 엄숙한 기적이라고 증언합니다. 시인은 이 시에 "새해 첫 기적"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기적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날고 뛰며 부지런히 사는 것이 기적이라면, 겨우겨우 한 걸음씩 내디디며 나아가는 것이 기적이라면, 힘에 부치지만 그래도 굴러 굴러 사는 것도 기적입니다. 더구나 아무런 일도 한 것 없지만, 그 자리에서 주어지는 시간을 맞는 인생이야말로 기적중의 기적입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은 죽은 자가 살아나고, 홍해가 갈라지고, 물 위를 걷는 것도 기적이지만 가만히 앉아 "하나님을 사모하는 영혼에게 만족을 주시고,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것도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성경은 그 기적을 경험한 인생들이 해야 할 일은 "찬송"이라고 말합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시편 107:8)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의 마음이 주님이 행하실 기적으로 가득 차고 그 기적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찬송이 넘치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우리는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2017년이라는 한 해의 출발 선상에 서 있습니다. 2017년도라는 시간의 결승점도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 결승점을 향해 출발하는 이 시간 다시 한번 우리의 마음을 모읍니다. 어차피 빨리 달린다고 일찍 도착할 수 없기에 우리는 그 결승점을 향해 빨리 가기보다는 진실되게 나아가려고 합니다. 어차피 혼자만 다다를 수 없는 결승점이기에 다른 사람을 제치고 가기보다는 보듬고 나아가려고 합니다. 어차피 주님이 동행하시기에 내 성공을 위해 가기보다는 하나님이 베푸시는 기적을 바라보고 가려 합니다. 2017년 한 해가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가득 찬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삶 속에 주어지는 작은 것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소중한 은혜로 받아들일 때 삶의 기적이 시작될 것입니다. 나의 나 됨이 나의 능력으로 인함이 아니라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의 계획임을 깨닫고 하나님의 뜻에 내 삶을 맡기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새해 첫 기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 기적에 동참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