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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매듭을 지으며, 마음의 매무새를 가다듬고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10-10 (화) 11:43 조회 : 24

시간의 매듭을 지으며, 마음의 매무새를 가다듬고

 

한 해를 시작하며 걸어둔 열두 장의 달력을 한 장 한 장 빗겨 내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한 장만 덩그러니 남겨 놓았습니다. 이마저도 넘겨내면 안 그래도 빠른 시간인데 그마저도 사그라들까 봐 가만두고 보자니 친구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사람처럼 외로워 보입니다. 외로운 것은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만이 아닙니다. 한 해가 다 저물어 갈 때까지 별로 한 것도 없이 나이만 한 살 더 먹어야 하는 우리의 마음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11월에 추수감사절이라도 있었기에 억지로라도 감사의 제목을 꺼내도 보았습니다. 12월에는 성탄도 있고, 한 해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을 달랠 송년회며 이런저런 연말 모임을 하게 됩니다. 망연히 흐르는 시간에 발 한 번 담그듯 사는 인생이지만 사는 동안 한 해 한 해 시간의 매듭이라도 지어야 하는 것은 그마저도 안 하면 너무도 무의미한 일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튼실한 매듭을 지으면 삶의 여유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까 봐 적당히 잡아맨 몇 가닥 매듭실로 2016이라는 시간의 매듭을 지어봅니다.

그 첫 매듭실은 '감사'라는 매듭실입니다. 돌아보니 올 한 해도 감사의 해였습니다. 어려운 일도 있었고, 견디기 힘든 시련도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아쉬움에 잠 못 이룬 밤도 여러 날이었습니다. 뜻대로 안 되어 속상한 눈물로 베갯잇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돌아보니 감사였다고 고백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기대치를 지나치게 낮춘 까닭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모양이든 그래도 감사인 것은 삶 속에 드러나는 현실이 채우고도 남을만한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다." 영어의 '생각하다'라는 동사가 'Think' '감사하다'는 동사가 그와 같은 어원에서 나온 'Thank'라고 해서 알려진 말입니다그 말처럼 생각하면 감사할 것뿐입니다현실보다 그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생각하기에 우리는 감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매듭실은 '소망'이라는 매듭실입니다. 세상을 둘러보면 소망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속상할 이유는 없습니다. 원래 세상은 그런 곳입니다. 오히려 그런 세상에 붙어 허상을 소망이라고 우기며 살아온 세월이 아까울 뿐입니다. 세상이 그토록 우리 맘에 불어넣는 허상은 성공도, 꿈도, 비전도, 소망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실체가 없는 허상일 뿐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근사하다고, 다른 사람들이 다 좇는다고, 그것마저 좇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사냐고 등 이유야 여럿이지만 그 허상의 끝을 본 사람들은 허무로 막을 내린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허상은 진짜 꿈을 만나야 사라집니다. 참된 꿈을 본 사람은 허상에 빠지지 않습니다. 소망은 하나님의 꿈을 내 꿈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한 해 허상에 마음 뺏기지 않고 살아낼 수 있었던 까닭은 하나님의 소망이 우리 안에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매듭실은 '은혜'라는 매듭실입니다. 아무리 아픈 것도 은혜로 매듭을 지으면 언제 아팠냐는 듯이 깨끗이 낫습니다. 아무리 흉한 것도 은혜가 들어가면 아름답게 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죄로 물든 육신이 갖은 악취를 내며 건강하지 못한 자아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이어져 나오는 반응은 상처에 더 큰 상처를 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의 은혜가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 있었습니다. 회복시키시고, 평안을 주시는 역사를 가져왔습니다. 온 세상에 흰 눈이 내려 온갖 것을 다 덮어 버리듯 하나님의 은혜가 삶의 허물을 덮었습니다. 한 해 살면서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수많은 것들이 이제 은혜로 가려졌습니다. 가려졌을 뿐 아니라 속에서 은혜로 자랐고, 모든 것이 은혜로 변했습니다. 은혜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받은 은혜를 나누다 보니 은혜를 주는 사람이 되게 합니다.

감사, 소망, 은혜라는 매듭실로2016년 한 해라는 시간의 매듭을 지으며, 마음의 매무새를 가다듬을 때입니다. 지난 한 해 받은 감사를 기억하며 새해에도 더 풍성한 감사로 삶을 채우겠다는 다짐으로 감사라는 마음의 매무새를 다질 때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큰 꿈으로 세상의 허상을 쫓아내고 묵묵히 맡겨진 길 걷겠다는 소망이라는 마음의 매무새를 다질 때입니다. 은혜로 마음을 다잡고 주님의 은혜를 나누며 살겠다고 은혜라는 마음의 매무새를 다질 때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시간의 매듭을 지으며, 마음의 매무새를 다질 수 있어 행복합니다.

 

<한마음 한사랑> 201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