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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드는 사람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7-10-10 (화) 12:00 조회 : 5

역사를 만드는 사람


부흥회는 신앙인들의 영적 잔치입니다. 예전에는 이웃 교회 부흥회가 있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모여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민교회에서야 이웃이라고 할 수 있는 교회도 많지 않지만 그래도 강사 목사님 뵙겠다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 이번 부흥회에도 낯선 얼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부흥회 강사로 오신 정동제일감리교회의 송기성 목사님은 미국에서 이민 목회를20여 년 하셨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민자들이 마음을 잘 아시고, 또 지금은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감리교회를 담임하시기 때문에 우리 교회의 실정을 너무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아니 그분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가 고민하는 부분이었고, 그분이 제시하시는 길이 곧 우리의 비전이 되었습니다. 또 그분이 나누는 삶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였습니다.

첫날 부흥회를 인도하시면서 한 장애인의 이야기를 예화로 드셨습니다. 송 목사님께서 LA에서 목회하실 때 UCLA 대학원으로 유학 온 이준수라는 학생의 이야기였습니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었던 이준수 학생은 엘리트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황달을 비롯한 합병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 했습니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초중고를 마칠 수 있었고, 장애인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대학 중 하나인 서강대에서 학부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역사학도의 길을 걷기 위해 혼자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지금은 역사를 공부하러 가지만, 후에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김포 공항을 떠나면서 그가 남긴 말이라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그는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UCLA에서 공부를 마치고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시카고에 있는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미남침례교단에서 정식으로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역사를 공부하러 가지만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던 그의 말처럼 그는 장애인 봉사단체인 밀알선교단에서 사역하면서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시던 송 목사님께서 갑자기 단에서 내려오시더니 회중석 끝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맨 뒷자리에 휠체어를 타고 앉아 있던 한 사람을 소개했습니다. 바로 이준수 목사였습니다. 설교의 예화가 살아서 등장할 때 모인 이들의 마음에 감동이 넘쳤습니다. 역사를 만든 주인공이 우리 안에 있었습니다. 이준수 목사님은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했습니다. 송 목사님을 만나 은혜를 입었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았고, 목사가 되어 이 자리에 와서 다시 만난 것이 큰 은혜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LA연합감리교회가 그 하나님의 뜻을 잘 감당하는 교회가 되어 달라는 당부와 축복의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준수 목사님만 역사를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옆에 사모님이 계셨습니다. 가족의 반대로 수년간 친정도 없이 외로운 유학생의 아내로 살림과 남편 뒷바라지를 해야 했던 사모님이셨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쌍둥이 엄마로 자신을 포기하고 살아야 했던 사모님이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인생이 얼마나 귀한지 그리고, 이준수 목사님이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노력뿐 아니라 사모님의 수고가 있었음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사모님 역시 역사를 만든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니 그날 예배당에 앉아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여러분 모두가 나름대로 역사를 만든 분들이었습니다. 그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아니 분명히 이어져야 합니다. 여러분의 자손을 통해서 믿음의 후손들을 통해서, 교회의 자라나는 2세를 통해서도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같이 쓸 수 있는 여러분들로 인해 행복합니다

 

 <한마음 한사랑> 2017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