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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You may do that)"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8-06-07 (목) 10:41 조회 : 30

저는 지난 5 4일에서 6일까지 앨라배마주의"몽고메리 주님의교회" 부흥회에 초청을 받아 말씀을 전하고 왔습니다. 몽고메리까지 가는 길은 멀었습니다. LA 공항에서 비행기로 노스캐롤라이나 샬럿까지 가서 다시 작은 비행기로 갈아타고 몽고메리까지 가야 했습니다. 이곳에서 오후 1시경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 조금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점심 먹을 시간도,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몽고메리에 도착하니 그곳 시간으로 밤 11시가 넘었습니다.

몽고메리는 앨라배마주의 주도입니다. 예전에는 목화와 땅콩 등과 같은 농작물을 재배하던 이곳에 10여 년 전부터 기업체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가전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LG가 헌츠빌이라는 도시에 자리 잡았고, 현대와 기아 자동차 생산 공장이 들어섰습니다. 이들과 더불어 수백 개의 협력 업체들이 자리 잡으면서 앨라배마는 그야말로 산업단지가 되었습니다. 우리 교포들은 그곳에서도 교회를 영혼의 안식처요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신앙을 지키며 살고 있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몽고메리 다운타운에 들렸습니다. 몽고메리 다운타운에는 백악관(White House)이라고 불리는 건물이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농사를 위해 흑인 노예 제도를 지지하던 미 남부의 11개 주가 모여 미합중국으로부터의 분리를 선언한 뒤 제퍼슨 데이비스가 초대 대통령을 맡아 1861년 몽고메리에 첫 수도를 두면서 집무실로 사용했던 곳입니다. 그만큼 인종 사이의 벽이 높았던 몽고메리에서 1955년 흑인 인권 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재봉사로 일하던 로자 팍스(Rosa Parks)라는 흑인 여성이 퇴근길에 버스에 앉아 있을 때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운전기사의 말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당시 버스는 백인들을 위한 지정된 좌석이 버스 앞쪽에 있었고, 백인들이 앉을 자리가 없으면 흑인은 앞쪽부터 자리를 양보해야 했습니다.

로자 팍스는 몸도 피곤했지만, 자신의 권리를 빼앗는 불평등한 버스 정책에 항의하고 싶었습니다. 만약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는 운전 기사에게 로자 팍스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You may do that)" 이 한마디가 흑인 인권 운동의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경찰에 연행된 로자 팍스를 통해 흑인 지도자들이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26세의 젊은 목회자로 몽고메리 다운타운에 있는 덱스터 침례교회(Dexter Avenue Baptist Church) 담임으로 있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로자 팍스의 구속으로 시작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을 맡아 흑인 인권 운동의 선두에 서게 되었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이 일어났던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다시 LA로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로자 팍스 기념관에서 만났던 그녀의 연약하지만 단호한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You may do that)" 사실 따지고 보면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사람들은 이런 고백을 하고 살았습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가 풀무 불에 던져질 때도, 다니엘이 사자 굴에 던져질 때도, 요나가 바다에 던져질 때도 그들은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이 고백의 중심에는 어떤 형편에서도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굳건한 믿음이 있습니다. 그 하나님을 바라는 소망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세상을 향해 조용하지만 담대하게 선포하고 주님만 바라보고 살아갑시다.  


<한마음 한사랑 5월호 담임목사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