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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소설을 쓰는 주인공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8-02-14 (수) 17:01 조회 : 220

문학 장르 중 '소설(小說)'이 있다. 작가의 상상력에 기대어 꾸며진 이야기로 일정한 구조 속에서 배경과 등장인물의 행동, 사상, 심리 따위를 통해 인간의 모습이나 사회상을 드러내기도 하고,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소설이라고 부른다. 소설은 길이에 따라 장편, 중편, 단편으로 나누기도 하고, 내용에 따라 계몽, 교양, 대중, 역사, 추리 소설로 나누기도 한다.

소설 가운데 오랜 시간 독자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을 고전이라고 부른다. 고전 중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부활', 카뮈의 '이방인', 셰익스피어의 명작들, 괴테의 '파우스트', 단테의 '신곡' 등은 시대를 뛰어넘어 문학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인생의 위대함을 노래하고, 삶의 신비를 전하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힌다

소설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인류의 운명을 논하기도 하고 치열한 삶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한 인생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마음에 자리한 시대적 아픔까지도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커다란 이야기를 담은 소설은 수백 페이지에서 때로는 수천 페이지의 분량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렇게 '큰 이야기'가 담긴 책을 '작은 이야기'라는 뜻의 '소설(小說)'이라고 부른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숨가쁜 삶의 현장을 기록한 글을 어떻게 작은 이야기라고 부를 수 있는가

이런 이야기를 소설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있다. 아무리 커다란 사건과 인생을 노래한다고 해도 그 속에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일정한 시간을 사는 인생 이야기가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저마다 주어진 시간을 채우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써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 소설을 영어로 'Novel'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새로움, 신선함'을 뜻하는 프랑스어 'Novella'나 같은 뜻의 라틴어 'Nov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소설은 작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인생이 마주하는 새로운 이야기다. 작고 새로운 이야기로 하루하루의 삶을 채우는 인생이야말로 소설같이 풍성한 삶을 사는 인생이다.

흔히들 이민 생활을 소설로 쓰면 두꺼운 책으로 몇 권을 쓸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록 모두가 다 소설을 쓸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오늘 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작고 새로운 이야기로 채울 수는 있을 것이다.

새해를 맞아 '2018'이라는 낯선 이름을 부르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 보름을 흘려보냈다. 별로 한 것도 없이 달력 한 장을 넘기며 긴장하는 이유는 이러다 올 한해 우리에게 주어진 남은 11장의 달력마저 그렇게 정신없이 찢겨 나갈 것 같은 두려움이 일기 때문이다.


무슨 대단한 일을 이루는 인생이기보다 하루라는 주어진 일정한 시간을 충실히 살아내며 한해를 살자. 나는 결국 내 인생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이자 작가가 아니겠는가.

 

<LA 중앙일보2018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