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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비결 '마을 효과(Village Effect)'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18-03-26 (월) 09:17 조회 : 85

이탈리아반도 서쪽에 자리한 사르데냐섬은 지중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이 섬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 불기 시작한 휴가 열풍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섬 곳곳에 호텔과 식당, 공예점들이 자리하면서 유럽 사람들이 선호하는 '꿈의 휴양지'가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적 부호들이 휴가를 즐기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사르데냐섬은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그런 사르데냐섬이 이번에는 자연이나 관광이 아닌 다른 이유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바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 때문이다. 전 세계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사르데냐섬 사람들을 주목한 이유는 이들의 평균수명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 100세 이상 장수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도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섬에 사는 100세 이상의 장수 인구 비율은 만 명당 21명으로, 이탈리아 본토보다 6, 미국보다도 10배 이상 높았다. ,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6-8년 정도 오래 사는데, 이 섬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평균 수명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자들은 사르데냐섬에 사는 사람들이 100세를 넘겨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는 유전적 요인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한 대학 연구팀에서 이 마을에 사는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생각보다 유전적 요인은 크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신 장수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맑은 공기, 고혈압 여부, 비만 여부, 운동, 심장치료 여부, 독감 예방 주사, 금주, 금연이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이 연구팀은 이런 요인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하나는 '친밀한 관계(Close Relationship)'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교감(Social Integration)'이라고 했다.

'친밀한 관계'는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빌려줄 사람,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하는데 데려다줄 사람, 위기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함께 있어 줄 사람이 있음을 말한다.

, '사회적 교감'은 함께 대화하고, 차 마시고, 밥 먹고, 취미 생활을 하며, 일하고, 몸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관계를 말한다.

사르데냐섬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맺고, 사회적 교감을 나누며, 함께 사는 문화가 100세를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심리학자인 수잔 핑커(Susan Pinker)는 이런 연구를 토대로 '마을 효과(Village Effect)"라는 이론을 만들었다. '마을 효과'는 사람이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서로를 사랑하며 살 때 더 건강하고 오래도록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민자의 삶이 각박한 이유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사회적 교감을 나눌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다가다 만나 안부도 묻고, 수다도 떨고, 급할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마을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사르데냐섬처럼 광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마을은 없을지 모르지만, 마음과 정을 나눌 마음의 마을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신앙 공동체가 있다면,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면, 가볍게 들러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식당이라도 근처에 있다면, 그곳을 중심으로 나만의 마을을 만들어가자. 내가 먼저 누군가의 친밀한 사람이 되고, 사회적 교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되자. 나부터 시작된 '마을 효과'가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 아침에> LA중앙일보 칼럼 2018.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