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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LA1]

고 전기원 권사님

글쓴이 : 994251 날짜 : 2015-12-26 (토) 21:03 조회 : 893
날씨가 추워져서 그렇나, 주위에 계셨던 노인 분들이 돌아 가셔서 장례식에 요즘 자주 가게 된다. 
 
어제 그제 돌아 가신 전기원 권사님은 우리 속회원 이셨는데, 그분을 생각 하면 입가에 웃음을 짓고 있는 나를 의식 한다. 
 
Viewing 하는 날에도, 손녀들이  조사를 했고, 다음날 장례식에도 손녀들과 아들이 조사를 했는데, 그 모두가 싱글 벙글 이었다. 
 
그분은 그렇도록 모두에게 positive 한 influence 를 다른이들에게 주었다. 
 
그와 같이 대화 하고 있으면 웃음과 함께 절로 신바람이 났다. 
 
그의 독특한 웃음소리와 함께, generous 하고, 우렁차고, 씩씩하고,소탈하고 거침없는 화술은 그의 나이가 80 이란것도 잊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가 홀홀, 혈혈 단신 이북에서 내려와, 월남, 사우디, 이집트등 55개국을 돌아 다니며 종업원을 4,000 명을 데리고 이것 저것 다양한 사업을 하셨다 하니, 그가 말을 시작하면, 그 다양한 story 가 얼마나 재미 있던지. 
 
그의 결혼도 배꼽이 빠지게 웃게 만드셨다.
일가 친척 아무도 없고, 돈도  없는 그가 아주 아주 미인인데다가 최고의 학교와 좋은 배경의 아가씨에게 한눈에 뿅 갔는데, 당연히 여자 부모에게 거절 당했단다. 
 
칼을 내리치며 딸을 안내놓으시면 이리 하겠노라 덤비는 그의 두둑하고 통큰 배짱과 노력형 앞에 부모도 승락을 했다는 얘기하며, 그 옛날 영어 실력도 없는 그가 전쟁통에 용감하게 미군 통역을 자처하며, 일을 얻어서, 밤새워 슬리핑 백 안에서 영한 사전을 통털어 외우느라 눈이 나빠진 얘기며, 박정희 대통령에게도 훈장과 상을 받은 얘기며. 
 
그가 사업상 인맥을 쌓았던 정치인들 이야기, 유태인 등 전 세계 buyer 들과의 이야기, 중동 왕자들과의 인맥 등등....
시간이 없어 계속되는 그의 이야기를 다 못들었다.
깔깔 대느라 시간 가는줄도 몰랐었다. 
 
80살에 새벽 4시반부터 하루도 안빠지고, 골푸를 치시길래, 감탄을 했는데, 체중이 갑자기 줄어 check up을 하니, 췌장암. 
 
수술할 부위가 어려운 곳이니, chemo 하시느라 고생하시지 말고 임종을 맞이 하시는게 좋다고 의사가 말했으나, 그의 기질과는 거리가 먼 advice 였다. 
 
병원과 의사를 바꿔, 수술도 하시고, 30번 이상의 chemo, radiation 다 견디시며 3년 반을 끌다가
만 83세에 돌아 가셨는데, 누구든지가 병문안 하면서 아프시냐고 물으면, 아파 찡그린 얼굴로도, 마지막 날까지 안아프다고 하셨단다. 
 
그의 아들의 조사중 얘기가 왜 그토록 의사의 충고도 따르지 않고, 고집스레 살려고 했냐 하면, 남한에 내려 오시기전 그의 아버지가 "남한으로 가거라.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아라" 하시던 그의 아버지 말씀이 그의 가슴에 남아 있기 때문 이었단다. 
 
그리고 그가 집에서 어머니와 큰소리 한번 내지 않고 살아 오셨고, 손자 손녀들의 학비를 끝까지 내주어, 손자 손녀들이 졸업후에 빚 갚느라 고생하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다는 이야기도 했다. 
 
남에게도 베푸는 것을 좋아 하셔서, 마지막에는 기력이 없어 말을 못하셨지만, 자기를 돌봐 주던 간호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인 쵸코렛 상자를 주었는지, 눈짓과 끙끙 대시며 아들에게 확인을 하셨다는 이야기. 
 
새삼 우리의 삶의 자세를 여미게 하는 그런분 이고, 참 대단하고 본 받을만한 삶을 살아 내셨다. 
 
나도 내가 죽었을때, 남들이 나를 생각하면 절로 입가에 활짝 웃음을 띄게 하는 spirit 이 항상 up,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권사님의 명복을 빌며 그의 애창 찬송가 88 장을 다시 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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