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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32)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5-18 (월) 23:51 조회 : 16
<전교인 정오 기도회> 
2020. 5. 19. (화)
“고난 속에서 빛나는 믿음”(32)
* 찬송가 391장(통 446장) “오 놀라운 구세주”

<러프 컷, Rough Cut>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시편 139:14) ”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슈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녀는 무용수들과 함께 도시 한 곳을 정해 몇 주를 머물면서 그 도시에서 보고 느낀 것을 모아 춤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선보여왔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구체적인 삶과 일상,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천차만별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매끄럽게 다가오는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낯선 시각으로 바라보고 몸으로 표현해내는 시도는 2000년대를 전후로 문화 예술계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왔습니다.
 
도시 시리즈의 하나로 서울을 주제로 한 피나 바우슈의 공연이 2005년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공연의 제목은 ‘러프 컷’(Rough Cut)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완성되기 전의 필름을 말합니다. ‘설익은’, ‘초벌구이’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는 이 제목 안에는 영화의 완성본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풍요로움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하지만, 그것이 투박한 미완성의 모습을 담고 있는 도시 서울의 모습이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러프 컷’은 일본의 ‘하늘과 땅’, 터키의 ‘숨’ 홍콩의 ‘유리창 청소부’에 이은 도시시리즈 11번째 작품이었습니다. 이 세계적인 예술가에 의해 표현된 서울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물론, 서울에서 보고 느낀 다양하고 신기한 장면들이 표현되었습니다. 김장하기, 등목, 동대문 시장의 쇼핑 물결, 빨리빨리를 외치며 빠르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선보였습니다. 

한국 사람들 특유의 끈끈한 관계나 과시욕에 가려진 소심함이 드러날 때는 외부의 시선에 우리의 속마음을 들킨 느낌이었습니다. 이 세계적인 예술가와 무용수들이 한국에서 몇 주를 머물면서 미아리 점집에서부터 시장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찾아낸 한국인의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겅중겅중 댄다’라는 말이 맞을 것입니다. 

긴 다리로 높이 솟구치면서 목적 없이 나아가는 모습이 겅중대는 모습입니다. 저마다 높이를 추구하고 있는데, 방향 없이 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것도 전체적으로 쉴새 없이 움직이는 바쁜 걸음의 물결이었습니다. 

아마 이 예술가가 미국에 사는 한인 이민자들의 모습을 관찰했더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삶의 틀 안에 있지만, 이리저리 겅중대는 우리의 모습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남들이 뛰니 나도 뛰어야 한다면서 겅중겅중 다니는 모습은 다른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의 모습임을 부인할 길이 없습니다. 

경제적 풍요로움 속에서 물질주의와 물량주의로 대표되는 이 미국 사회에서 나름대로 성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면서 살았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알았는데 잃어버리고 살았습니다. 미국에 올 때 다졌던 마음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가족과 자녀를 위한다고,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세상을 섬기겠다고 했는데, 정작 무엇이 중요하냐고 물으면 사업이 중요했고, 직장이 중요했고,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했습니다. 

그것이 있어야 가족이 살고, 그것이 있어야 신앙생활도 할 수 있고, 그것이 있어야 자녀도 공부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합리적인 변명이었습니다. 이렇게 목적도 없이 겅중겅중 살다가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불어닥친 엄청난 폭풍 앞에 힘없이 서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멈춘 세상은 겅중대던 걸음을 멈추고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오늘 이 시간도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시간입니다. 내 삶을 향한 하나님의 분명한 목적을 깨닫고, 그 길을 다지는 시간입니다. 

시편 기자는 고통 가운데 멈춰서서 감사의 고백을 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시편 139:14) 나를 만드신 하나님의 기이한 은혜를 기억하고, 그 하나님께 감사할 때, ‘러프 컷’처럼 미완성으로 끝나버릴 우리 인생을 하나님께서 완성하실 것입니다. 

* 기도
우리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는 하나님.
겅중대며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던 저희를 멈추게 하셔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신 목적,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을 알게 하시고, 참된 신앙인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용기와 힘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성공과 편리를 추구하는 세상의 물결에 휩싸이지 않게 하시고, 믿음의 길을 묵묵히 걷는 성도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육신의 질병과 아픔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돌보시고, 좌절과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이들을 건져 주시기를 기원하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주님이 원하시는 우리 삶의 의미와 목적을 돌아보게 해 달라고
-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날마다 의지하며 살아가는 믿음이 더해지도록
- 병원이나 양로시설에 계신 분들과 일하시는 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