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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33)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5-20 (수) 19:45 조회 : 17
<전교인 정오 기도회> 
2020. 5. 20. (수)
“고난 속에서 빛나는 믿음”(33)
* 찬송가 79장(통 40장)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수줍음의 힘, The power of shyness>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고전 1:27) ”

오래전에 교회 집사님 내외가 경영하시는 사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특하게도 대학을 갓 졸업한 딸이 부모님을 대신해서 가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집에서 떨어져 있었기에 자주 얼굴을 대하지는 못했지만, 바로 그 전 주일에 교회에 나와 대학을 졸업했다고 인사하고 취업 인터뷰가 있다고 하길래 같이 기도했던 청년이었습니다. 

그 청년에게 인터뷰 잘했냐고 물었더니 잘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에도 인터뷰한 회사와 이메일을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잠깐 대화를 나누고 기도하고 나오는데, 그 청년이 저를 수줍게 불렀습니다. 

“저 목사님 말씀이 인터뷰 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에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한 기억이 없었습니다. 청년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지난주일 설교에 ‘수줍음의 힘’에 대해서 말씀하셨잖아요.” 그러고 보니 주일 설교에 그런 이야기를 전하기는 했습니다. 말씀을 전하면서 ‘타임’(Time)지에 난 ‘수줍음의 힘(The power of shyness)’이라는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그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미국에서는 외향적인 성격이 성공하기에 유리하다. 학교 교육이나 사회 제도가 외향적인 사람이 성공하기 적합하게 짜여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외향적인 성격이 필요하다. 그런데, 조직의 지도자나 회사의 임원, 정치 지도자 중에는 내성적인 사람도 적지 않다. 빌 게이츠, 구글의 래리 페이지, 마하트마 간디, 힐러리 클린턴, 워런 버핏 등 많은 사람이 내성적이지만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내성적인 성격을 지닌 지도자의 장점은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섬세하고 조직을 살피고, 장시간 집중하고,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태도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내성적인 사람은 겉으로는 답답해 보이지만 경청하고, 탐색하며, 내면을 바라보는 능력이 뛰어나다. 적은 수의 친구지만 깊게 사귀며, 별생각 없이 던지는 말에서 의미를 찾고, 세상의 흐름을 좇기 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낼 줄 아는 내면적 멋쟁이들로 질적,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현대 사회의 꼭 필요한 지도자의 자질이다.’ 

이 기사를 설교 시간에 인용한 이유는 대부분의 이민자가 원래 성격과 관계없이 내성적인 모습으로 이민 생활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우리를 자꾸 주눅 들게 하고 내성적이고 수줍은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수줍음의 힘’을 발휘해서 이민자들이 우리의 자녀들이 미 주류 사회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설교 시간에 말한 ‘수줍음의 힘’과 인터뷰는 무슨 상관이냐고 물었습니다. 그 청년의 이야기가 계속되었습니다. 

대학은 졸업했지만, 영주권도 없고, 취업의 문은 너무 좁았다고 했습니다. 전공 분야의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인터뷰하러 갔지만, 자신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는데 자기 혼자뿐이었습니다. 

더구나 인터뷰를 위해 독일 본사의 사장급 임원이 와 있었답니다. 그는 예리한 질문을 이것저것 하더니 마지막에 이런 질문을 했답니다. “만약에 정말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풀어나가겠습니까?” 

아마 회사에서 원하는 답은 ‘평소에 관계 맺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맥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수줍음 많은 청년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고민하고, 자기 스스로 문제를 풀기까지 끈기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는 쪽으로 결론이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은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군요.”라는 회사 임원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예전 같으면 어색한 웃음으로 넘겼을 것을, 며칠 전 주일예배에서 들었던 ‘수줍음의 힘’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회사 임원에게 주일 설교 시간에 들었던 ‘수줍음의 힘’에 대해서 조리 있게 말한 후에 그 ‘수줍음의 힘’을 가진 자신이야말로 당신네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때, 회사 임원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좋은 조건으로 그 회사에 채용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미련한 것들로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고,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신다는 말씀대로 한 수줍음 많은 이민자의 딸을 통해 외향적인 성격을 능력이라고 여기는 세상을 이기게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삶의 자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끌어낼 수만 있다면, 우리를 어쩔 수 없이 마음 졸이게 하는 수줍음도 힘이 되고, 고난도 힘이 될 것입니다. 그 힘을 의지하며 사는 사람이야말로 고난 속에서 빛나는 믿음의 주인공입니다.  

* 기도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돌보시는 하나님.
눈부신 오월의 햇살이 신록을 짙푸르게 만드는 계절을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미련하고 연약한 것들에 부끄럼 당할 수밖에 없는 세상의 지혜와 강함을 좇아 살던 저희의 어리석음을 불쌍히 여기시고, 주님의 은총으로 우리를 덮어 주시옵소서. 
수줍음 많은 인생에 주님의 능력을 더하시고, 고난 가운데 처한 세상에 주님의 도우심을 덧입혀 주시옵소서. 주님의 나라를 향해 믿음의 길을 걷는 저희의 걸음을 인도하옵소서. 
위험을 무릅쓰고 어쩔 수 없이 일터를 지켜야 하는 이들을 주님께서 지켜주시기를 바라오며, 우리의 선한 목자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세상의 강함과 지혜, 능력을 의지하려던 마음을 내려놓게 해 주시기를
- 하나님의 뜻을 겸손히 받으며 어떤 형편 속에서도 주님의 의지하는 믿음을 주시기를
- 오랫동안 계속되는 자택 대피령으로 인해 마음과 육체가 상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도록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