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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63)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6-24 (수) 05:29 조회 : 31
“시간이 기르는 밭”
<전교인 정오 기도회-63>  
2020. 6. 24. (수)

* 찬송가 429장(통 489장) “세상 모든 풍파 너를 흔들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칼의 노래’ ‘활의 노래’로 이름을 알린 김훈이라는 소설가가 있습니다. 신문 기자 출신답게 간결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문장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어느 날 자전거 타는 재미에 빠져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서 있는 세상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만나는 세상은 자동차나 기차, 비행기를 타고서는 볼 수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때로는 여유롭게 만난 세상의 이야기를 ‘자전거 여행’이라는 수필집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자전거 여행’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김훈이 어느 날 자전거를 따고 서해안의 ‘염전’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예리한 문학적 감각은 염전을 그냥 ‘소금밭’이라고 부르게 놔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염전’을 보면서 ‘기다림과 졸여짐’이라는 주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는 염전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염전은 잡거나 기르지 않고, 캐거나 따지 않는다. 염전은 기다리는 들이다. 온 들판에 펼쳐놓은 바닷물이 마르고 졸여져서, 그 원소의 응어리만으로 고요해질 때까지 염부는 속수무책으로 기다린다.’ 그의 말마따나 염전은 바닷물을 가두고, 햇볕에 말려 소금을 거두는 기다림의 들판입니다. 

책을 읽다가 염전만 기다림의 들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도 기다림의 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도 기다림의 들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생활하는 것도 기다림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인생에서 해야 할 일들을 깨닫게 되고,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내려놓는 것도 기다리다 보면 알 수 있는 일들입니다. 지금까지 내 힘으로 해냈다고 했던 일들은 사실은 모두 기다림 가운데 이루어진 일들이었습니다. 우리 인생이야말로 기다림의 들판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이고, 시간이 기르는 밭에서 피어나는 열매입니다. 

소설가 김훈은 뙤약볕에 고무래 질을 하는 염부들로부터 기다림의 들판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평생을 염전에서 지낸 염부들은 같은 염전에서 나온 소금인데도 맛과 모양이 다 다르다고 했습니다. 똑같은 바닷물이고, 똑같은 햇볕이지만 소금의 맛과 모양이 달라지는 이유는 바람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북서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은 굵은 입자가 단단하고, 동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은 밀가루처럼 곱다. 남동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은 습해서 무겁고, 남서풍을 따라서 오는 소금은 거칠고 건조하고 푸석거린다.” 

우리의 인생도 기다림의 들판에서 맞는 바람에 따라 모양이 달라집니다. 순풍을 따라 편안히 사는 인생도 있지만, 고난의 광풍을 맞고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 비바람에 온몸이 흠뻑 젖은 채 고단한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도 있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만나야 하는 바람은 성령의 바람입니다. 성령의 바람은 시간이 기르는 밭에서 열매 맺는 인생이 되도록 합니다. 세상의 웬만한 바람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믿음도 키워줍니다. 세상을 여유 있게 보는 눈도 열어줍니다. 

인생이라는 ‘시간이 기르는 밭’에서 인생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바람을 잘 맞이해야 합니다. 순풍이 불 때는 감사하고, 고난의 광풍이 불어오면 기도하면서 견뎌내고, 모진 바람은 은혜로 막아내고, 찬 바람은 사랑으로 녹이다 보면 우리 인생에는 늘 성령의 바람만이 불어올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시간이 기르는 밭’에서 햇볕을 견뎌낸 이들은 썩어가는 세상에서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짠맛을 잃은 소금은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짠맛을 잃지 않는 소금이 되기 위해서는 성령의 바람을 맞아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 속에 성령의 뜨거운 바람이 불기를 기도합니다. 

* 기도
성령을 통해 지금도 역사하시는 하나님.
우리와 늘 함께하시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큰 사랑으로 인해 감사를 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기다림의 들’에서 인내하지 못하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고 날마다 새로운 소망을 따라 살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맡기신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게 하시고, 짠맛을 잃지 않도록 날마다 깨어 성령과 동행하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폭풍우가 몰아치는 세상을 이기게 하시고, 은혜의 바람, 성령의 바람으로 날마다 새 힘을 얻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주님의 도움이 절실한 이들이 있습니다. 주님의 때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로하시고, 날마다 새로운 소망으로 채워 주시기를 바라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기다림의 들에서 인내하고 자라는 인생이 되도록 
- 썩어가는 세상을 지키는 짠맛을 잃지 않는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 육신의 연약함과 질병과 싸우는 이들에게 소망을 주시기를 
- 성령의 바람이 온 교회와 세상에 불어와 우리의 심령을 깨우도록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