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503건, 최근 4 건
   

전교인 정오 기도회 (87)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7-25 (토) 23:03 조회 : 48
“아직도 잊지 않고 기도하신다고요?”
<전교인 정오 기도회-87>  
2020. 7. 22. (수)

* 찬송가 364장(통 482장) “내 기도하는 그 시간”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엡 6:18) 

제가 처음 미국에 발을 디딘 곳은 하와이입니다. 한국에서는 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1992년 12월 중순에 호놀룰루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문이 열리면 차가운 바람이 몰아칠 줄 알았는데, 하와이의 훈훈한 바람은 낯선 땅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하와이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물학 박사과정으로 유학 왔다고는 했지만, 사실 저에게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피해 도망 왔다고 해야 더 맞는 말입니다. 목회자로 부르시는 것 같은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선택한 길이 유학이었습니다. 

니느웨로 가서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부하고 도망치던 요나가 다시스로 가려고 했다면 저는 하와이를 택했습니다. 성경에서 요나가 다시스로 가기 위해 욥바로 내려갔더니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났다고 했던 것처럼, 저의 하와이 유학 생활은 ‘마침’의 연속이었습니다. 

석사과정을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마침' 박사 과정으로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첫 학기에는 유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안 준다고 했는데, '마침' 장학금이 나왔습니다. 그때 '마침' 저같이 아시아에서 온 학생들도 하와이 거주민 학비만 내면 되는 규정이 생겼습니다. '마침' 연구 조교가 자리가 비어 그 일도 하게 되었습니다.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마침' 연결된 청소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누구보다 부지런히 유학 생활을 했습니다. 

‘마침’을 은혜라고 여기면서 신앙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하나님의 부르심은 더욱 선명하게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2년 정도 지나는데,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순종할 때가 가까워져 오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낄 정도였습니다. 

하나님께 따지듯 물었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저를 쓰시고자 하면 어디에 쓰실지 한번 테스트해 보세요. 그러다가 안 되면 그냥 놔 주세요.’ 그러면서 저를 시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서 할 수 있는 봉사는 다 했습니다. 청년부, 성가대, 찬양팀, 교회 소식지 만들기, 속회, 교회 버스 운전, 노인 대학 선생에 나중에는 교회에 붙은 조그만 방에 기거하면서 사찰처럼 몇 개월을 지냈습니다. 

제가 섬길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섬기다가 결국은 목회자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와이에서 다니던 교회가 ‘기아모꾸’ 길에 있다고 해서 ‘기아모꾸 경로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청년 몇 명이 교사로 봉사하면서 시작했던 노인 대학 사역을 마무리하느라 LA로 이주하는 날을 미루기까지 했습니다. 

교회 버스로 나이 드신 권사님들을 픽업하면서 또, 50~60명 정도 모이는 노인 대학을 섬기면서 교회 어르신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은 저를 ‘이 선생’이라고 부르시면서 손주뻘 되는 저를 많이 아껴주셨습니다.

하지만 LA로 이주해서 신학교에 다니고, 전도사로 사역을 하면서 하와이에서 있었던 일은 과거의 기억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번에도 이왕 목회자가 되기로 했으니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나님은 좋은 동역자들을 만나게 하셨고, 전도사로 섬기는 교회와 부서마다 큰 부흥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물론 하나님이 은혜를 주셨지만, 저도 열심히 했기에 그런 결과가 생겼다며 자만하며 사역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신학생이었지만, 그래도 하와이는 제가 살던 곳이고, 또 아는 사람도 많기에 그곳으로 신혼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에 결혼식을 올리고, 주일 예배를 마치자마자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시차가 있었기에 호놀룰루에 도착해서 제가 다니던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의 주일 저녁 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하와이를 떠난 지 2년 반 만에 교회에서 왔다 갔다 하던 청년이 신학교에 다니는 신학생이 되고 또, 교회를 섬기는 전도사가 되어 결혼한 아내와 함께 고향 교회를 다시 찾았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저를 알아보시는 교인들이 너무도 반갑게 저희 내외를 맞아 주셨습니다. 저는 그저 유학생으로 잠시 스쳐 지나쳤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교회 버스를 운전할 때 모셨던 권사님들과 경로대학에서 가르칠 때 나오셨던 학생들이 저를 보시더니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 선생, 내가 새벽마다 기도하고 있어요.” 모두가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데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사실 저는 그분들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마치 제 삶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이 제 능력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시는 하나님의 음성과도 같았습니다.

하와이에 있을 때보다 등록금이 4~5배나 되는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린 것도, 섬기는 부서가 부흥하고 신나게 사역하는 것도 모두 제 힘이 아니라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권사님들의 기도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저를 겸손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사역하는 것이 제 힘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이 제가 사역할 수 있는 근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중보자의 사명을 감당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중보 기도의 능력을 알고 있었던 바울은 에베소 교회 교우들에게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고 부탁한 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이를 위하여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며 여러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엡 6:18) 

세상이 여전히 어렵습니다. 삶의 많은 부분이 막혀있습니다. 일상이 답답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먼저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오늘도 세상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중보기도자의 사명을 감당합시다.

* 기도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
우리를 중보 기도자로 세우시고 날마다 기도하는 자리로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나만을 위해 기도하기보다, 세상과 이웃,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그 기도에 응답하옵소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삶의 외로움과 번잡함 속에서도 기도하는 이들을 세우시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길을 찾게 하시고, 기도 중에 겸손해지게 하시며, 기도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옵소서.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우리 삶의 문제도 해결되는 은혜를 누리게 하옵소서. 
우리의 좋은 친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주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마음으로 기도하게 해 달라고 
- 나라와 사회의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국민을 섬기는 지도자들이 되게 해달라고 
- 교회에서 중보 기도의 함성이 울려 퍼지도록 
- 병원과 양로 시설에 계신 분들이 모두 건강하게 회복되시기를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