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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88)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7-25 (토) 23:04 조회 : 16
“2만 원 때문에 고물상에 팔린 문화재”
<전교인 정오 기도회-88>  
2020. 7. 23. (목)

* 찬송가 425장(통 217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스라엘 족속아 이 토기장이가 하는 것 같이 내가 능히 너희에게 행하지 못하겠느냐 이스라엘 족속아 진흙이 토기장이의 손에 있음 같이 너희가 내 손에 있느니라”(렘 18:6) 

한국 전라남도 보성에 ‘대원사’라는 사찰이 있습니다. 이 사찰의 주지인 ‘현장’ 스님이 티벳 출신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맺은 인연으로 이곳에 ‘티벳박물관’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티벳의 문화와 종교, 예술과 관련된 1,000여 점이 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어느 분이 여기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사진을 한 장 올려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에는 티벳에 관계된 물건이 아니라 무게 120kg에 조선 중기 1705년에 제작되었다는 범종 하나가 담겨 있었습니다. 종에 붙은 “대원사의 깨어진 종”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은 이 종에 얽힌 사연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대원사가 아주 가난하던 시절, 1974년. 주지스님이 고물상에 진 빚 2만원을 오랫동안 갚지 못하자 고물상 주인이 강압적으로 법당의 종을 여러조각으로 깨어서 빚대신 가지고 가버렸다. 얼마의 세월이 흐른후, 깨어진 종이라도 다시 찾아오게 될 기회가 있어서, 기본적 용접을 한 다음 송광사에서 보관해 오던 중, 지난 97년 다시 대원사로 돌아오게된 아픔이 있는 종이다.” 

설명문에 나온 대로 고물상 주인은 절에서 빌린 2만 원의 빚을 못 받게 되자 법당의 종을 쇠톱으로 잘라 서른여섯 조각을 내어 고물로 가져갔다고 합니다. 나중에 사찰에서 벌어진 다른 문화재 도난 사건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겁을 먹은 고물상 주인이 송광사에 이 종을 돌려주었고, 다시 대원사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 종을 용접하는 데만 50만 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용접했다고는 하는데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충 종의 형태만 갖추어 놓았을 뿐입니다. 군데군데 흠집도 많고, 잃어버린 조각이 빈틈이 되어 더는 소리를 내는 종의 역할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생각은 ‘오죽했으면’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사찰에서 돈을 빌려서 갚지 않으니 오죽했으면 고물상 주인이 그 종을 빼앗아 갔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다음에 든 생각은 ‘그래도 그렇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무리 빚을 못 갚아도 그렇지 어떻게 사찰에서 종을 떼갈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1974년 당시에 2만 원이면 적은 돈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문화재급의 종을 쇠톱으로 난도질할 정도의 식견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 종이 보여 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죽했으면,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은 어느 사찰에 있는 깨어진 종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늘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너덜너덜해진 종에 오랫동안 눈길이 머문 이유는 우리의 마음도 저렇게 갈기갈기 찢긴 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 얼마 안 되는 빚을 갚기 위해 몸이 찢긴 채 팔려 가야 했던 종은 오랜 세월의 상흔과 수난을 간직한 채 더는 아름다운 종소리는 낼 수 없을지 모르지만, 누구에게나 있는 사람들의 남모를 아픔을 노래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도 이민자로 살다 보니 마음이 찢어질 때가 있습니다. 고향을 떠난 사람으로서 이곳에도 끼지 못하고, 저쪽에도 서지 못한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마치 깨어져 소리 내지 못 하는 종을 닮았습니다. 

대원사의 범종이 2만 원에 갈기갈기 찢긴 것처럼,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작은 것에 갈라지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 서로 잘해보겠다며 주장하는 다른 방법들, 나를 좀 알아달라고 하는 조그만 마음들 때문에 상처를 주고 또, 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상처가 덧나 깨어진 마음이라는 아픔을 안고 살아갈 때도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의 아픔을 상처를 치유해 줄 능력이 없습니다. 깨어졌으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어느 사찰에 전시된 깨어진 종처럼 깨졌으면 깨진 채로 버티라고 말할 뿐입니다. 우리의 상처 나고 깨진 인생을 아물게 하실 수 있는 분은 우리 인생의 주인되시는 하나님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토기장이의 집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토기장이의 집으로 가서 그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진흙으로 그릇을 만들다가 터지자 그것으로 자기 의견에 좋은 대로 다른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말씀이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임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스라엘 족속아 이 토기장이가 하는 것 같이 내가 능히 너희에게 행하지 못하겠느냐 이스라엘 족속아 진흙이 토기장이의 손에 있음 같이 너희가 내 손에 있느니라”(렘 18:6) 

하나님은 만들기도 하시지만, 부수기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때로는 고쳐서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고쳐서 쓰시는 것을 사람들은 ‘은혜’라고 부릅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자격도 능력도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은혜를 베푸십니다. 

세상은 여전히 사람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조그만 욕심이 친한 사이를 파고듭니다. 작은 이기심이 오랜 우정에 금을 가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갈라진 틈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할 때 우리는 온전해져서 하나님의 은혜라는 아름다운 종소리를 울릴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을 회복시키시고 아름답게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갑시다. 

* 기도
세상 만물을 만드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
오늘도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의 질서를 따라 생명을 누리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시고, 그 세상을 관리할 책임을 인간에게 맡기셨는데, 저희는 무분별한 소비와 자원 남용을 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며 살았음을 회개합니다. 
우리가 당하는 많은 재해의 원인이 사람에게 있음에도 오히려 하나님을 원망하고, 세상을 탓하며 사는 저희의 무지함을 용서하옵소서. 
우리의 찢긴 마음은 주님의 은혜로 치유하시고, 갈라진 세상은 주님의 뜻 가운데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서로서로 사랑하며, 이해하고, 용서하며 보듬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게 하옵소서. 
가까운 이들과 오랫동안 소원한 관계가 있었다면 내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게 하시고, 오늘도 우리의 상처 나고 찢긴 마음을 주님의 위로로 채워 주시옵소서.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상처 나고 찢긴 채 긴장과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이민자의 마음을 위로해 달라고 
- 내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 때 가까운 이들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도록
- 사업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로하시고, 지혜를 주셔서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므로 보듬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