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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90)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07-25 (토) 23:05 조회 : 28
“거꾸로 가는 인생길”
<전교인 정오 기도회-90>  
2020. 7. 25. (토)

* 찬송가 373장(통 503장) “고요한 바다로”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 1:8) 

"우리 부모님들은 더 잘살아 보겠다고 미국에 왔지. 얘들에게 더 좋은 것 해 주고, 더 좋은 공부시키고, 더 잘 살게 해 주려고 미국에 왔지요." 

중앙아시아 선교 책임자로 사역하시던 김유민 선교사님이 몇 년 전 우리 교회를 방문해서 반말인 듯 아닌 듯, 어눌한 한국말로 설교를 시작하셨습니다. 

"우리 2세 친구들 보면 부모님들 뜻대로 많이 되었지. 좋은 학교 나오고, 좋은 잡(Job)도 가지구, 베이케이션도 가고, 큰 집도 사구, 저 2세 친구들 다 잘 살아요." 

한인 교회에서 설교한다고 되도록 한국말로 하려고 애쓰는 2세 선교사님의 말씀이 처음에는 어색하더니 귀에 익숙해지자 오히려 진솔한 고백으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친구들 보면 솔직히 조금 부러워요. 조금 속상해요" 

'아니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것 아니야.' 당황함을 애써 숨기던 교우들도 선교사님의 계면쩍은 웃음에 가려진 씁쓸한 삶이 느껴졌는지 겉으로는 따라 웃었지만, 속에서는 왠지 모를 '짠'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김 선교사님은 미국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았고, 세상 적으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자가 되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자녀를 키울 수 있는 미국이라는 보장된 삶의 자리를 박차고 선교지로 떠나셨습니다. 

선교사님과 사모님 모두 목회자의 가정에서 자란 분들이었지만, 그 부모님들조차 선교지로 가는 것을 말렸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지만 막상 자식이 고생하러 간다는데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것도 선교사님과 사모님처럼 예일, 코넬 등 최고의 학교에서 공부하신 분들이 선교지로 떠나는 것을 말리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것도 본인들만 가는 것도 아니고, 6살 난 딸과 6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선교지로 가는 자식을 어느 부모가 쉽게 보내주겠습니까?

선교사님의 이야기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들 잘되게 해 주려고 미국 왔지. 그리고 그렇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어." 

듣고 보니 맞는 말입니다. 이민 1세들은 본인들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이민을 결정한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이 잘 되었다는 확증을 자녀들의 성공으로 가늠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김 선교사님은 자신의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에 왔는데, 자신들은 자식들을 위해서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선교지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 못내 서운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미안해요."라고 말하는데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예배당 뒤 아기방에 있던 두 아이가 눈에 들어왔을 것입니다. 다른 선교사님들처럼 영어를 쓰는 국제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현지인 학교에 보내 공부시켰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들었을 것입니다. 

11살짜리 딸이 보호자가 되어 6살 난 동생을 의젓하게 돌보는 것이 안쓰럽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선교사님의 눈에서 나온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이제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시면서 선교사님은 가슴을 치며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마음이 있어요. 자꾸 가라고 하시는 마음이 있어요." 그 마음 때문에 다른 2세 친구들처럼 살 수 있는 길을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그 마음 때문에 자식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미국을 택했던 부모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했습니다. 그 마음 때문에 다른 2세들의 삶과는 다른 "거꾸로 가는 인생길"을 걷고 있다고 했습니다. 

“거꾸로 가는 인생길”을 걷게 하는 그 마음을 바울은 “그리스도의 심장”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 1:8) 

그런데 이상하지요! 그 선교사님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현지인 아이들과 뒤섞여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집에도 돌아오지 않고 논다는 데, 그 아이들에게서 세상의 때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국말보다 영어가 편하고, 영어보다 러시아말이 편하다는 아이를 보면서 앞으로 하나님께서 얼마나 귀하게 쓰실까 하는 생각을 하는 기대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김 선교사님 가정은 지난해 6월, 카자흐스탄에서 선교 사역을 마치시고 미국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카자흐스탄 현지인 학교에 다니던 선교사님의 딸은 미국에 온 지 1년만인 올 6월에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 딸은 졸업식장에서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그 상은 성품과 협동심, 성적을 종합해서 해마다 그 학교에서 한두 명만 받는 귀한 상이었습니다.  

그 상을 받고 졸업하는 날 김 선교사님 부부는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10년간 6번의 학교를 옮겨야 했고, 카자흐스탄에서 미국으로 와서는 낮에는 운동하고 공부를 쫓아가기 위해서 늦은 밤까지 숙제하던 딸을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김 선교사님의 말대로 선교사님 가정은 세상 적으로 보면 한참을 거꾸로 갔습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서도 거꾸로 갔고, 자녀 교육을 봐서도 거꾸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 길은 거꾸로 가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그 길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지름길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사는 인생길이 내가 꿈꾸던 그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내가 이러려고 미국 왔냐?’ 하는 맘으로 후회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지금 걷고 있는 그 길이 거꾸로 가는 인생길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어떤 길을 가든 믿음 안에서 걷는 그 길은 하나님의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그 멋진 길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할렐루야! 

* 기도 
우리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세상의 화려하고 넓은 길이 유혹할지라도 예수님을 따라 좁은 길로 나가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때로는 거꾸로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생길이지만, 믿음 안에서 걷는 그 길이 은혜의 지름길이 되게 하옵소서. 
가정과 자녀를 지켜주시고, 이 세상에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귀한 인생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의 말씀에 겸손히 귀 기울이게 하시고, 주시는 말씀에 순종하게 하옵소서. 
오늘 우리 삶 속에 찾아오셔서 주님의 은총을 베푸시고,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이들에게 새 힘과 용기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선한 목자가 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 오늘 우리가 걷는 믿음의 길이 ‘거꾸로 가는 길’이 아니라 은혜의 지름길이 되게 해 달라고 
- 가정과 자녀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해 달라고 
- 육신의 연약함과 건강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치유의 은혜가 임하도록
- 하나님의 질서와 다스림이 있는 세상이 되게 해 달라고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