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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224)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0-12-26 (토) 22:25 조회 : 62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다”
<전교인 정오 기도회-224>  
2020. 12. 26.(토)

찬송가 40장(통 43장) “찬송으로 보답할 수 없는”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 43: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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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이라는 낯선 숫자가 새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 낯섦이 익숙함으로 채 바뀌기도 전에 ‘2020’이라는 숫자를 과거로 떠나보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열두 장짜리 두툼했던 달력도 한 장 한 장 세월의 흔적과 함께 떨어져 나가고 끄트머리 한 장만 남았습니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 설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 까닭은 기대했던 것만큼 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해를 시작할 때 가졌던 다짐은 나약한 의지 뒤로 숨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한 해를 설계하던 설렘은 아쉬움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황홀한 기대감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어수선함 속에서 허탈한 현실로 둔갑했습니다. 

끄트머리는 ‘어떤 물체나 시간 등의 맨 끝이 되는 부분’을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그런데 그 끝을 가리키는 말에 맨 앞부분을 가리키는 ‘머리’라는 말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끄트머리’라는 말에는 ‘맨 끝’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어떤 일을 풀 수 있는 단서나 실마리’라는 뜻도 있습니다. 

끝을 뜻하는 또 다른 말로 ‘끝자락’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자락’은 ‘옷이나 이불 따위의 아래로 드리운 넓은 조각’을 말합니다. ‘끄트머리’에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이 숨어 있다면, ‘끝자락’에는 ‘끝’은 곧 넓은 세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로마 시대의 철학자 세네카는 ‘모든 시작은 또 다른 시작의 끝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시인 T.S. 엘리엇은 ‘우리가 시작이라고 부르는 것은 종종 끝이다. 그리고 끝을 내기 위해서 우리는 시작을 한다. 끝이라는 것은 우리가 시작하는 바로 그곳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라는 넓은 세상이 새롭게 열립니다. 은퇴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이 시작되는 시간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가 끝을 맺으면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날이 밝아 옵니다. 한 해를 보내면 새해가 시작됩니다.

사람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앙인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들어서는 입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고 믿는 사람에게는 천국이 열릴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는 지옥이라는 심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끄트머리’나 ’끝자락’에 담긴 속뜻과 같이 끝은 곧 새로운 시작입니다. 끝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면 ‘끄트머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림입니다. 2020년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2021년 새해가 밝아 오길 기다릴 때입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의 싹을 기다릴 때입니다. 칠흑 같은 어둠의 끄트머리에서 동이 트는 새벽을 기다릴 때입니다. 추운 겨울의 끝자락은 봄의 서막입니다. 이문재 시인은 ‘지금 여기가 맨 앞’이라는 시에서 ‘나무는 끝이 시작이다/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고 노래했습니다. 

실뿌리에서 잔가지로, 새순에서 꽃 열매가 피기까지 나무는 언제나 끝에서 시작했다고 시인은 노래하면서 ‘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성경은 맨 끝에서 처음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아들을 낳을 소망이 없었던 아브라함은 100세에 이삭을 낳으면서 믿음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마흔에 도망자가 되었던 애굽의 왕자 모세는 80세가 되어 인생의 끄트머리에 섰을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민족의 지도자로서의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며 절망의 끝자락에 머물던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인생의 끄트머리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님은 광야와 사막과 같은 세상의 끝자락을 또 다른 출발점이 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 43:18-19) 

우리 인생도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보면 여기가 맨 끝이지만,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생각하면 지금은 맨 앞입니다. 맨 앞은 나를 향해 달려오는 세월과 담대히 마주쳐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선 한 해의 끄트머리는 다가올 시간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맨 앞자리입니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새로운 해를 시작하시는 여러분의 삶을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 기도 
시간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
아쉽게 지나가는 2020년이지만, 새해를 우리 앞에 두셔서 소망으로 맞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희망을 발견하게 하시고, 시간의 끝자락에서 생명의 신비를 누리게 하옵소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용기를 주시고, 궁핍 속에 있는 이들에게 넉넉한 은혜를 허락하옵소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탓하기에 앞서, 하나님의 뜻 앞에 내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신앙도 허락하옵소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에 응답하시고, 저들의 삶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하시고, 세상에 덕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건강을 주시고, 한 해를 믿음 안에서 마무리하게 하옵소서. 
한 해가 지나면서 주님을 더욱더 닮아가게 하셔서 성숙한 신앙인이 되게 하옵소서. 
선한 목자가 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한 해를 하나님의 뜻 안에서 잘 마무리하게 하시고, 새로운 해를 소망으로 맞게 되기를 
- 경제적 어려움, 육신의 질병, 신분상의 문제, 갈등과 오해 속에 있는 이들의 아픔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 가족과 자녀들이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용기를 얻고 희망의 맨 앞에 설 수 있기를
- 연말을 홀로 지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시고, 주님께서 친구가 되어 주시기를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