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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225)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1-01-02 (토) 20:05 조회 : 16
“예수님 진짜 생일은 아니죠?”
<전교인 정오 기도회-225> 
2020. 12. 28.(월)

찬송가 492장(통 544장)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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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12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양로 병원에 계신 권사님 한 분을 찾아뵈었습니다.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고, 설교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권사님은 90세가 되셨다고 했지만, 매우 정정하셨습니다. 찬송가 몇 곡을 모두 외워서 부르셨습니다.

말씀을 전하면서 한 해 동안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권사님을 한 해 동안 잘 지켜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서 이렇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제 열흘만 있으면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제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권사님, 성탄절은 어떤 날인지 아시죠?” 제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권사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이죠.” 뭐 그런 것도 모를까 봐 물어보냐는 듯 당당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이번에는 권사님이 저에게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예수님 진짜 생일은 아니죠?” 권사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허를 찔렸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질문같지만, 설명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진짜 생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성경에도, 역사책에도 정확한 날짜는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시작한 것도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한 313년 이후 23년이나 지난 336년부터였습니다. 이런 설명을 다 드릴 수 없어서, 예수님의 진짜 생일은 아무도 모르지만, 전통적으로 교회에서는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 기념일로 정해서 지키고 있다고만 간략하게 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그날 권사님에게 성탄절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이 땅에 오셨는지를 설명해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권사님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예수님께서 왜 이 땅에 오셨는지 아세요?”

그 질문에 권사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 나의 죄 때문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시고 나를 위해 죽으심으로 나를 구원하셨지요.” 90세가 되신 권사님께서 언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실지 모르기에 구원의 확신을 심어드리기 위해 질문을 던졌던 것인데 제가 더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날 구원의 원리를 정확하게 설명하시고, 구원의 확신을 입으로 고백하셨던 권사님은 홍정숙 권사님이십니다. 권사님은 그 믿음을 잘 간직하시다가 지난 12월 14일, 92년의 삶을 마치시고 평안한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어제 고 홍정숙 권사님의 장례 예배를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드렸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15명만이 참석한 조촐한 장례 예식이었습니다. 평소에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기를 싫어하셨던 권사님은 마지막 가시는 길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시면서 떠나셨습니다.

늘 조용하게 하나님을 믿으셨던 권사님의 모습처럼 차분하게 가족들과 함께 홍 권사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 드렸습니다. 홍 권사님은 좋은 날씨 속에서 가족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으시고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정현종 시인이 ‘방문객’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 현재와/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라고 노래했다면 저는 이 시에 빗대어 이렇게 노래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간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그의 미래와 함께 가기 때문이다’

목사로 살면서 그 어마어마한 일에 증인으로 참석할 수 있는 영예를 누리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자리에 서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그 자리에 설 때마다 더욱 기도에 힘쓰게 됩니다. 가족들이 겪는 헤어짐의 아픔을 천국의 소망으로 담아내게 해 달라고, 떠나간 빈자리를 다시 만날 기다림으로 채워 달라고 빕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올 12월에 우리 곁을 떠난 고 박현옥 권사님과 고 홍정숙 권사님은 이 땅에서의 모든 수고를 마치시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시고 우리보다 조금 앞서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두 분 권사님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천국을 향한 믿음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디며 살아갑시다.

* 기도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는 하나님.
때로는 만남을 통해 기쁨을 누리게 하시고, 때로는 헤어짐을 통해 아쉽지만 기다림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먼저 하나님 나라에 떠나보내고 허전해하는 마음을 천국의 소망으로 채워 주옵소서.
2020년을 아쉽게 떠나보내는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시고, 새로운 해를 소망 가운데 맞이하게 하옵소서.
다른 이의 안전을 위해 애쓰는 의료진들과 경찰, 소방관, 군인 등 복무 중인 이들, 사회의 구석구석을 밝히기 위해서 자신의 삶을 드리는 이들에게 힘을 더하여 주옵소서.
한 해 동안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한 이들을 격려하시고, 새해에는 더 복된 것으로 채워 주옵소서.
멀리 떨어져서 생활하는 가족들의 건강을 지켜 주시고, 하루속히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하옵소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므로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의 마음을 천국의 소망으로 채워 주시기를
- 2020년 한해를 믿음 안에서 잘 마무리하게 하시고, 새해를 은혜 가운데 열게 해 주시기를
-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감당할 힘과 은혜를 주시기를
- 복된 새해를 기도로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를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