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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228)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1-01-02 (토) 20:10 조회 : 20
“생선 가시를 녹이는 사랑”
<전교인 정오 기도회-228> 
2020. 12. 31.(목)

찬송가 301장(통 460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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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단의 어른이시고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셔서 크게 부흥시키신 윤영봉 목사님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아드님은 남가주에서 미국인 회중 교회를 담임하고 계시고, 따님은 우리 교회의 이은옥 집사님이십니다.

윤 목사님은 은퇴 후에 자녀들이 있는 남가주에 거주하시다가 재작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윤 목사님의 장례예배에서 설교자도 조사하시는 분들도 윤 목사님을 떠올리시면서 빼놓지 않고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바로 ‘생선 가시’ 이야기였습니다.

윤 목사님께서 스무 살 때 사상범으로 평양 형무소에 갇혀 5개월간 옥고를 치른 일이 있었습니다. 약관의 젊은이가 하루에 주먹밥 하나씩만 먹고 옥중 생활을 하다 보니 너무도 배가 고파 밤마다 먹는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하루는 형무소에서 주는 주먹밥 속에 새끼손가락만 한 생선 가시가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먹을 것인가, 버릴 것인가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셨다고 합니다. 당연히 먹을 수 없는 생선 가시지만, 칼슘 성분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입속에 넣고 몇 시간 동안 입에 넣고 녹여 드셨다고 합니다.

윤 목사님은 그 경험을 평소에 이렇게 고백하셨습니다. “가시 같은 교인도 사랑으로 오래 참고 기도하면서 관심과 사랑을 쏟으면 반드시 녹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위대한 목회학을 생선 가시를 녹이며 배웠습니다.” 윤 목사님은 그때 배운 '생선 가시의 목회학'을 실천하며 평생 목회하시는 동안 많은 성도를 사랑으로 오래 참으면서 녹이고 변화 시켜 많은 열매를 거두었다고 했습니다.

장례 예배가 끝날 무렵 윤영봉 목사님의 아드님이신 윤요한 목사님이 가족을 대표해서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버님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을 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채우고, 아버님이 남기신 신앙의 유산을 따라 살겠다는 결단의 말과 함께 조문객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님을 맞아주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하셨습니다. 아마 지금쯤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이렇게 부르고 계실 것이라면서 "영봉아! 수고했다. 영봉아! 잘했다.” 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할 때는 이제껏 애써 참고 있었던 울음이 튀어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영봉아! 잘 참았다.’라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듣는데 제 마음도 울컥했습니다. '생선 가시의 목회학'은 교회에서만 목회자에게 적용되는 철학이 아니었습니다. 윤 목사님께서 일생 가정과 교회를 비롯한 삶의 모든 자리에서 보여주셨던 기준이자 철학이셨습니다.

2020년의 마지막 날 이 일화를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쉽지 않은 한 해를 살면서 잘 참아 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날카롭고 단단한 생선 가시라도 입속에 머금고 있으면 녹아 없어집니다.

가시 같은 현실이, 가시 같은 사람이, 가시 같은 질병이, 가시 같은 문제가, 가시 같은 말들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 가시 같은 존재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또 다른 축복임을 기억할 때입니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고통이 가시였습니다. 오죽하면 사탄의 사자라고 했겠습니까? 그런데도, 그는 그 가시를 하나님이 주신 또 다른 은혜로 여겼습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후 12:7)

그러면서 바울은 ‘내 은혜가 내게 족하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입안의 가시도 한동안 머금고 있으면 녹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찌르는 가시도 사랑으로 품으면 언젠가는 녹아 없어지리라는 믿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족한 은혜로 시작하시는 여러분의 복된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기도
족한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
올 한 해도 주님의 은혜 가운데 품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때로는 삶의 현실이 가시가 되었습니다. 질병과 사고가, 불황이, 사업과 직장의 어려움이 우리 인생의 구석구석을 거침없이 찌르는 고통의 가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감당해야 했던 사업이 가시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내가 믿고 사랑했던 사람의 배신이라는 가시에 찔리기도 했습니다. 헤어짐의 아픔이 가시가 되었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삶의 혼란과 답답함이 마음 한쪽을 찌르는 가시처럼 남아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가시가 하나님께서 내 삶에 맡기신 가시이기에 피하기보다 사랑으로 품고 녹일 수 있는 믿음도 허락하여 주옵소서.
가시를 품을 때 우리의 교만함을 내려놓게 하시고, 주님을 더욱 의지하는 마음도 허락하옵소서.
한 해 동안 맡기신 삶의 자리에서 인내하고 오래 참을 때 조금씩 녹는 가시를 보며 소망을 얻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더욱 인내와 사랑으로 우리를 찌르는 가시를 녹이게 하옵소서.
그 가시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이었음을 고백하게 하시고, 그 은혜가 족하다는 고백도 하게 하옵소서.
때로는 가시도 주시지만, 그 가시를 녹일 수 있는 사랑과 인내의 본을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게 하옵소서.
십자가라는 가시를 사랑으로 녹이시고 이 땅을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한 해 동안 돌보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가 넘치기를
- 우리의 삶을 찌르는 가시를 녹일 수 있는 믿음과 사랑의 마음을 주시기를
- 가시가 변해서 은혜와 축복의 통로가 되는 새해가 되기를
- 연말을 쓸쓸히 보내야 하는 이들의 삶을 위로해 주시기를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