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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272)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1-02-20 (토) 19:52 조회 : 18
“십자가는 누군가 매달려야 쳐다본다.”
<전교인 정오 기도회-272>  
2021. 2. 20.(토)

* 찬송가 147장(통 136장) “거기 너 있었는가”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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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 서울에서 간판업을 하던 어느 분이 어스름한 저녁에 버스를 타고 서울 시내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오가며 마주치던 교회는 막 들어서기 시작한 높은 빌딩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나라를 힘있게 이끌어가야 할 교회가 시대의 변화로 인해 뒤로 물러나 앉은 듯한 안타까움이 그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는 교회 지붕에 십자가를 높이 세워 불을 밝히자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전기도 제대로 안 들어오던 시절, 동네 교회에 세워진 십자가에 빨간 네온이 들어오면 믿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안 믿는 사람들도 신기해하며 좋아했을 정도였습니다. 

그 후로 한국 교회에는 빨간색 불을 밝히는 십자가가 유행처럼 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때는 동네의 이정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저녁에 곳곳에 서 있는 빨간 십자가가 보기에도 안 좋고 너무 많아 빛 공해를 일으킨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교회가 서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 교회의 지붕에 있는 십자가의 빨간색 네온 불이 고장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교인들이 십자가를 직접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지붕 위에 사다리를 세우고, 밑에서는 여러 명이 붙잡고, 한 사람이 올라가서 고장 난 십자가를 수리하고 있었습니다. 

뾰족한 십자가 탑에 걸친 사다리에 올라가서 이리저리 십자가를 만지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였습니다. 지나던 사람들이 하나둘 십자가를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을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고 목을 빼고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교회 목사님도 밑에서 십자가 수리 작업이 안전하게 진행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십자가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사람들이 십자가에 사람이 매달려 있으니까 쳐다보는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그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목사님은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십자가는 누군가 매달려야 쳐다본다.” 

맞습니다. 아무도 매달리지 않은 십자가는 장신구에 불과합니다. 십자가는 죽음의 형틀이었습니다. 끔찍한 사형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십자가에 매달리시므로 십자가는 구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 십자가만을 자랑하겠다고 했습니다. 수치와 공포의 상징인 십자가를 자랑하는 이유는 그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우리가 새로운 생명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십자가의 은혜는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은 사람마다 자신에게 맡겨진 십자가를 지기 시작했습니다.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

사순절 첫 번째 주일을 맞습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부활절까지 주일을 뺀 40일을 일컫습니다. 이 기간 기독교인들은 기도와 금식, 절제를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영적 훈련을 하는 전통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사순절 순례의 길을 함께 걷게 되기를 바랍니다. 

* 기도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셔서 우리를 향한 사랑을 보여주신 하나님.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을 누리며 오늘도 믿음의 날을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믿음으로 따르게 하옵소서. 
주님이 달리신 십자가를 바라보며, 우리도 우리에게 맡겨진 십자가를 지게 하옵소서.  
사순절을 시작하는 우리의 삶이 경건해지게 하시고,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고난에 동참하게 하옵소서.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의 아픔을 주님께서 치유하시고, 돌보는 가족들에게 용기를 주옵소서. 
주님께서 양로 시설에 계신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그분들이 외롭지 않게 하시고 건강을 지켜 주옵소서. 
오늘 오후에 있을 고 이석홍 집사님의 장례 예배를 통해 하늘 소망이 울려 퍼지게 하옵소서. 
연로하신 교우들의 마음을 담대하게 붙잡아 주시고, 하루하루 소망 가운데 살게 하옵소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셔서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오늘 오후에 있을 고 이석홍 집사님의 장례 예배를 통해 남은 가족들에게 천국의 위로가 임하도록 
- 우리에게 맡기신 십자가를 담대히 지고 나가게 해 주시기를
- 경건한 몸과 마음으로 사순절을 지나며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게 해 주시기를 
- 육체적 질병을 고치시고 회복 시켜 주시기를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