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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인 정오 기도회 (312)

글쓴이 : LA연합감리교회 날짜 : 2021-04-08 (목) 09:20 조회 : 15
“동의하지 않아도 봄은 온다!”
<전교인 정오 기도회-312>
2021. 4. 8.(목)
* 찬송가 317장(통 353장) “내 주 예수 주신 은혜”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 내가 세려고 할지라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 내가 깰 때에도 여전히 주와 함께 있나이다.”(시 139: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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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로 살면서, 또 나이가 들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틀리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산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나 외에는 나와 내 가족을 책임져 줄 사람이 없는 낯선 땅에 살다 보니 잘못된 선택은 곧 치명적인 실패가 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기 일에 엄숙한 책임을 지고 조심스럽게 가는 것은 좋은데, 그러다 보니 우리의 마음도 단단한 돌처럼 굳어졌습니다. 나는 항상 맞아야 하고, 나와 다르게 사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틀린 생각을 하는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고 살았습니다.
내 뜻에 맞지 않는 일은 할 생각도 안 할뿐더러, 이해되지 않는 세상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나만의 세상을 만들며 살아왔습니다. 물론, 그런 인생이 나름대로 자리 잡게 되니 그 길이 맞는 길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았습니다.
친구가 없는 것이 고향을 떠난 이민자이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며 살았습니다. 주위를 살피지 못하는 것이 바쁜 이민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함이라는 구실로 넘겼습니다. 나름대로 사랑도 하고, 봉사도 하면서 살았지만 내 마음에 맞을 때뿐이었습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또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 일은 매정스럽게 대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세상을 돌아보니 내가 동의하지 않은 일도 세상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좋은 일이 되는 것을 보면서 겸손해져야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 갇혀가는 이들에게 최승자라는 시인은 ‘봄’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다짜고짜 따지듯이 말합니다. “동의하지 않아도 봄은 온다.”라고 말입니다. 최승자 시인은 1980년대 서슬이 시퍼렇던 세상을 향해 용기와 담대함으로 가득 찬 시를 토해냈습니다.
문단의 주목을 받던 한 여성 시인의 부재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시인 최승자는 포항의 한 정신병원에서 입원과 퇴원을 11년째 반복해야 했습니다. 체중은 34kg까지 내려갔고, 불면증과 강박감, 환청에 시달리다 헛소리를 마구 내뱉던 그녀에게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아니 동의할 마음의 여유마저 없었지만 봄은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개도 없고, 구성도 없었고, 시를 쓰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그녀의 시를 사람들은 ‘병상에서 굴러 떨어진 시’라고 불렀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찾아오는 봄은 우리의 동의를 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봄을 맞으며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발견할 뿐입니다.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세상에는 봄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절망의 병상에서, 한 해 동안 갇혀있던 삶의 자리에서, 아시안에 대한 인종 차별과 증오 범죄로 인해 두려움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녀야 하는 길거리에서 우리는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소망으로 현실을 이겨내던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 내가 세려고 할지라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 내가 깰 때에도 여전히 주와 함께 있나이다.”(시 139:17-18)
우리 인생에도 봄이 찾아옵니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아도 봄이 찾아옵니다. 그 봄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세상이요, 하나님의 은혜가 꽃피는 세상입니다. 그 봄의 따스함 속에 여러분의 인생에도 생명의 꽃이 피어나길 기원합니다.
* 기도
은혜가 많으신 하나님.
어둠을 뚫고 새벽이 찾아오듯,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오듯이 우리 인생에도 새벽을 주시고, 봄을 허락하시니 감사합니다.
숨쉬기조차 힘든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게 하옵소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게 하옵소서.
삶의 자리가 복의 자리가 되게 하시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정과 자녀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게 하옵소서.
소망이 현실이 되게 하셔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삶으로 증명하는 인생이 되게 하옵소서.
내 뜻보다 크신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게 하시고, 그 뜻에 순종하며 살게 하옵소서.
다른 사람을 향해서도 신실하신 하나님이 역사하심을 깨닫게 하옵소서.
봄을 기다리는 이들의 간구에 귀를 기울여 주옵소서.
군부 쿠데타의 폭력과 압제의 겨울을 지나는 미얀마에 자유의 봄이 오게 하옵소서.
차별과 증오 범죄로 가슴 졸이는 아시안 이민자들에게도 봄을 허락해 주옵소서.
절망 속에서 주님을 부르는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 인생에도 생명의 꽃이 피어나는 봄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참 소망의 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제목
- 나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인생이 되게 해 주시기를
-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믿음을 갖게 해 주시기를
- 의료진들의 수고를 기억하시고 건강과 안전으로 지켜 주시기를
- 학생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안전하게 공부하며 친구들과 교제할 수 있는 세상이 속히 오게 해 주시기를
* 주기도문으로 기도회를 마칩니다.